영업익 급전직하… 위기 '진행형'미국 브라질 러시아 터키공장 셧다운미국 딜러점 25% 영업 중단… 수출 물량 격감
  • ▲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사옥 ⓒ현대차
    ▲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사옥 ⓒ현대차
    현대자동차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1분기(1~3월) 영업이익이 7000억원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내수  덕에 가까스로 한숨은 돌렸지만 증권업계는 2분기를 더 걱정했다. 해외 공장 셧다운과 수출 절벽이 맞물리면서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액 23조2602억원, 영업이익 7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8248억원)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12.9%가량 주저앉을 것으로 우려된다.

    KB증권과 유안타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이 6000억원 부근까지 밀려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강성진 KB 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언제, 어느 정도 수준에서 마무리될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현대차는 1분기 국내와 해외 시장 모두에서 90만4746대를 팔았다. 지난해 동기(102만1391대) 대비 11.4%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권에 들어간 지난달엔 해외 시장 판매량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3월(32만66대)보다 26.2% 급감한 23만6323대에 그쳤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위축과 공장 가동 중단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현대차는 당초 10일까지로 예정됐던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셧다운 기간을 다음달 1일까지 연장했다. 

    뿐만 아니라 브라질, 러시아, 터키 공장 등은 빨라도 이달 말쯤에야 생산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신 흐름이 멈추지 않고 있어 가동 중단 기간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위축된 소비 심리도 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미국 딜러점 중 약 25%가 영업을 중단했고, 약 50%는 단축 근무를 하고 있다. 이달에도 ‘판매 절벽’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많은 이유다.

    이러한 코로나발(發) 악재는 2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내수 시장을 제외하고는 실적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공급과 수요 측면 모두에서 집중될 것”이라며 “자동차 업종 실적은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 대비 크게 부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경우 2분기 557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봤다. 이는 지난해 2분기(1조2377억원) 대비 54.9% 줄어든 것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유럽과 북미 시장은 지난달 중순부터 업황 부진이 관측됐다”며 “이달 들어 본격화될 전망인 만큼 2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믿을 만한 신차가 연이어 나온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V80, 신형 G80에 이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투싼, 싼타페 등을 내놓는다. 

    지난 7일 내수 시장에서 판매에 들어간 신형 아반떼는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모두 많이 팔리는 ‘베스트셀링카’인 만큼 시장의 빈틈을 파고들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반떼와 투싼은 현대차의 전 세계 판매량 중 각각 13%, 12%가량을 차지한다”며 “판매 라인업 경쟁력이 높아져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2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