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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3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익을 올리며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내놨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비은행부문에서 엇갈린 결과를 보였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1분기 성적이 전년동기 대비 소폭 감소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총 순이익은 2조8370억원을 기록했다. 2조8788억원을 거둔 전년동기 대비 1.4% 하락했다. 신한, 하나, 우리금융은 금융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나타냈다.
신한금융지주가 9320억원을 거두며 압도적으로 리딩금융을 탈환했고, KB금융은 7300억원을 기록하며 양 지주 간 격차가 벌어졌다. 하나금융지주가 6570억원을, 우리금융지주가 518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신한금융 실적은 비이자이익과 오렌지라이프가 이끌었다. 올해부터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의 완전자회사가 되면서 실적이 온전히 반영됐다. 비이자이익 부문을 놓고 보면 신한금융이 KB금융(3929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7342억원을 거두며 실적을 견인했다.
두 금융지주 모두 비이자이익이 감소했으나 신한금융이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을 포함한 손실 방어를 잘했다는 평가다.
반면,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 리딩금융을 탈환했으나 1분기 만에 신한금융에 자리를 내줬다.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외환관련 손실로 기타영업손실이 2773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000억원 이상 줄며 214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점도 실적 악화의 주요인이다.
하나금융은 전년동기 대비 20.3% 증가한 6570억원의 1분기 당기순익을 거뒀으나 일회성 요인 덕을 봤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발생한 희망퇴직비용이 지난해 1분기 순이익에 반영돼 상대적으로 올해 실적이 오른 셈이다. 지난해 1분기는 임피제 퇴직비용 1260억원이 일시적으로 반영돼 순익이 5560억원에 그쳤다.
우리금융은 전년동기 대비 8.9%(505억원) 감소한 5182억원의 1분기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다만 시장의 실적전망치보다는 높았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증가해 순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한 1조7769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계열사 실적도 그룹성장에 기여했다. 올해부터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경영성과가 본격화 함에 따라 비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5.9% 늘어난 3140억원을 나타냈다. 우리카드는 1분기 5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5% 늘었다.
올 1분기 금융지주 성적이 비교적 선방했지만 실물경기 부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에서 2분기는 실적악화가 예상된다.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금융시장 냉각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마이너스 실적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가 감지되는 분위기다. 은행들이 손실에 대비해 2분기 이후부터 대손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분기는 비은행부문 선방과 비용절감 등의 노력 덕분에 잘 방어했지만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여파로 대출부실이 현실화하는 등 금융사 재정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대출부실과 예대마진 축소 우려 속에 금융사들의 리스크관리 실력이 향후 실적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