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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을 활용한 부동산 투기사례가 급증하면서 관계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국세청·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감정원과 함께 법인‧미성년자‧외지인 이상거래에 대한 집중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법인 부동산거래 투명화와 실거래조사 실효성 확보를 위해 법인이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 별도 신고서식을 제출토록 했다. 또한 법인이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거래지역 및 거래가액과 무관하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실제 부동산 매매업 및 임대업을 목적으로 한 법인설립과 이들의 매수비중은 매년 증가해 왔다.
2017년 2만3000곳에 불과하던 부동산매매업 회사는 2018년 2만6000곳에서 2019년 3만3000곳으로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임대업회사도 △2017년 4만2000곳 △2018년 4만5000곳 △2019년 4만9000곳으로 늘었다.
2017년 1% 수준이었던 법인 매수비중 또한 2018년 1.4%에서 2019년 3.0%로 수직상승했다.
특히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대출‧세제상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부동산 매매법인 등을 설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실제 오산의 경우 법인을 활용한 아파트 매수비중이 지난 한해 평균 2.9%에서 올해(1~3월)는 평균 11.85%로 부쩍 늘었다. 이 외에도 △인천 1.7%→8.2% △평택 1.9%→8.25% △군포 2.4%→6.9% △안산 1.5%→5.9% △시흥 2.5%→4.75%로 조사됐다.
이에 관계당국은 자금조달계획서 미제출거래에 대한 법인‧미성년자‧외지인의 탈세‧대출규정위반 등을 집중조사키로 했다.
조사지역은 지난 12‧16부동산대책 이후에도 국지적 집값과열이 관측됐던 △안산 단원‧상록 △시흥 △화성 △평택 △군포 △오산 △인천 서‧연수 등 경기남부 등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조사대상으로 추출된 거래건에 대해서는 국세청‧금융위‧금감원 등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각 기관별로 소관 법령규정에 따라 불법행위여부 등을 판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국토부는 기존 개인과 법인 상관없이 단일했던 신고서식을 이원화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법인이 주택거래를 할 경우 △매도‧매수인 기본정보 △개업공인중개사정보 △거래대상물정보 외에도 자본금‧업종‧임원정보 등 법인에 대한 기본정보와 주택구입목적‧거래당사자간 특수관계여부 등을 추가 신고해야 한다.
법인 주택매수시 앞으로는 자금조달계획서도 제출해야 한다.
현재 현행법은 규제지역내 3억원이상 주택, 비규제지역내 6억원이상 주택거래 신고시 '주택취득자금조달 및 입주계획서(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법인의 경우 비규제지역내 6억원미만 주택구입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국토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부동산거래신고법령' 개정안을 이르면 5월 중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김영한 토지정책관은 "법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이번 관계기관 합동조사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은 거래 건이라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이 아니며, 엄격하고 철저하게 검증한다는 정부의 일관된 의지"라고 경고했다.
이어 "규제지역‧비규제지역 등 대상지역을 막론하고, 부동산 투기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의 법인거래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실거래조사, 거래정보수집강화를 포함한 제도개선 추진 등 고강도 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