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원유운반선 2척 비대면 수주1500억 규모… 옵션 따라 추가 계약도 기대삼성중공업도 2척 계약
  •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수에즈막스(Suezmax) 급 원유운반선.ⓒ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수에즈막스(Suezmax) 급 원유운반선.ⓒ현대중공업
    '언택트 계약'이 수주 가뭄에 시달리는 조선업계에 단비가 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잇따라 비대면 수주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유럽선사로 부터 대형 원유운반선 2척을 비대면 방식으로 수주했다. 15만8000톤급 대형 원유운반선 2척으로 관련 금액만 1500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274m, 너비 48m, 높이 23.2m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2년 1월부터 선주사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2척의 옵션계약이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번 계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대면 미팅 없이 화상회의와 우편 등 '언택트'로 계약을 종결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국가간 이동 중단으로 신조 시장이 얼어붙었으나, 현대중공업 사례와 같은 비대면 계약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관련 서류를 주고받고 현지 지사를 통해 협의한 뒤 최종 계약은 우편으로 성사됐다"면서 "이같은 경우는 코로나19로 인해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업계에선 주요 선주들이 대거 소속된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면서 수주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실제로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평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올해 4월까지 누적 발주량을 살펴보면, 382만 CGT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줄어든 수치다. 

    이미 진행 중인 발주나 입찰도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퍼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선주들과 조선사들이 대면 미팅을 진행할 수가 없어서다. 회의와 미팅이 화상으로 대체되고 있긴 하나, 기술적인 사안이나 선가와 같은 민감한 문제의 경우 진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비대면으로만 계약을 성사시킨 것은 국내 조선사들의 앞선 기술력에 대한 선주들의 신뢰감 덕분으로 풀이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코로나19 악재에도 아직 연초이고 하반기 성수기가 남아있는 만큼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비대면으로 최종계약까지 성사시킨 사례는 삼성중공업에서도 나왔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초 버뮤다 지역 선사로부터 수주한 LNG연료추진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에 대한 계약이 화상으로 진행한 뒤 서명은 이메일로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선박은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LNG 연료공급시스템 '에스-퓨가스(S-Fugas)'를 적용해 올해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수주금액은 총 2536억원으로 이들 선박은 2022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술 미팅과 계약서 서명 등은 주로 대면으로 진행되는 편이라 이같은 사례가 자주 나오지 않는다"면서 "신조 계약도 만나지 않고 언택트로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