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봇물… 빅3 연간 목표치 70% 육박외인들 주식 쓸어담아… 주가도 초강세실적은 기대 못 미쳐… 수익인식 더뎌
  • ▲ 삼성중공입 거제조선소ⓒ뉴데일리DB
    ▲ 삼성중공입 거제조선소ⓒ뉴데일리DB
    슈퍼 사이클 도래에 조선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워낙 오랜 불황 뒤 찾아온 일감을 소화하기 전이라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일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밀려들며 2017년 11월 이후 7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액은 1084억5200만원으로 삼성전자 순매수액(758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역대 최대 매수세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의 외국인 보유지분은 24.19%에서 25.51%로 뛰었다.

    한화오션의 외국인 매수세도 가파르다. 올해 초만해도 9.4%에 불과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16.86%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주가는 2만5450원에서 3만3300원까지 30% 넘게 올랐다. 마찬가지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 HD한국조선해양도 6.3% 오른 11만9400원을 기록했다.

    조선주 강세는 오랜 불황에서 벗어나 일감이 밀려드는데다 미중 갈등 국면이 심화되며 한국에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미철강노조(USW) 등 5개 노조는 중국 정부의 불공정 무역 행위를 조사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청원했다. 만약 미국이 실제로 중국 철강·조선업에 제재를 가하면 한국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불공정 무역을 지적하며 주로 철강을 언급했음에도 시장 관심은 조선으로 몰렸다"며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한 페널티가 예고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은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이 미국 항구에 정박하는 경우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주요 조선업 국가들과 협력관계를 늘려가는 것을 검토 중이다. 예컨대 중국에서 건조한 2만TEU급 선박에 붙는 수수료는 100만달러로, 컨테이너당 50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영업이익률의 5%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시황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선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밝은 전망에 비해 실적은 아직 뒷받침되지 못한 모습이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3사는 이달 중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기대에 못미칠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64억원에 그친다.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긴 어렵다. 지난해 7년간의 적자를 끊어낸 삼성중공업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58억원으로 역시 개선세는 미미하다. 올해 목표 수주량의 76%를 달성한 HD한국조선은 1413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0~2021년 당시 저가에 수주한 선종 중 공사손실충당금이 발생하는 사례가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2022년 수주한 고선가 물량이 인도되는 시점까지 계단식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