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언택트 소비 활성화부진 점포 정리·디지털 강화 역점맞춤형 화장품 강화, 시장 이끈다
  • ▲ 아모레퍼시픽 로고
    ▲ 아모레퍼시픽 로고
    화장품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으로 휘청이고 있다. 1분기 우울한 성적표를 받으면서 인력 감축과 매장을 줄이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수출 역시 10개월만에 하락세로 꺾였다.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소비 탄력성이 높은 화장품업계의 매출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뉴데일리경제는 '위기를 기회로' 시리즈를 통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미래 성장엔진을 준비하는 화장품 기업들을 살펴본다.<편집자주>

    코로나19 확산으로 화장품업계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콘텐츠'와 '온라인'이 성패를 가를 핵심열쇠으로 보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대외적 악재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 부진 점포 정리·디지털 강화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장품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국내외 매출이 모두 감소했지만 온라인 시장은 큰 성장을 보였다.

    21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면세점(-29.5%), 방문판매(-20여%), 백화점(-20%), 아리따움(-50%) 모두 감소했다. 반면 국내 온라인 채널 매출은 80% 이상 증가했다. 중국 역시 15% 가량 매출이 늘었다. 이는 디지털 채널 내 경쟁력 확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소비문화가 향후 전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관련 사업을 강화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2986억원으로 전년(9조 8404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지난해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매달 전년 동월 대비 20%가 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중국 온라인쇼핑몰인 티몰 전용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온라인 사업 강화전략으로 풀이된다. 티몰 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중국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최적화된 데이터를 제공받는다.

    라네즈와 마몽드가 중국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티몰 전용 제품을 출시를 시작으로 설화수와 헤라 등을 론칭한다. 또 프리메라를 중국 온라인 시장에 론칭하며 중상위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과 함께 고비용 구조의 오프라인 매장 의존도도 낮춘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 기준 25개였던 국내 아리따움 직영매장을 올해 말까지 10개로 줄이고 중국 이니스프리 로드숍 개수도 지난해보다 90개 이상 줄이는 방침을 세웠다.

    최재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플랫폼 입점 전략 강화 등 디지털 채널 투자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디지털 마케팅비로 인한 일시적 부담은 있겠으나 디지털 마 케팅 강화 작업으로 전통채널의 실적부진을 커버하고 코로나19 재확산의 불확실성에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 서울 명동에 문을 연 아이오페랩ⓒ아모레퍼시픽
    ▲ 서울 명동에 문을 연 아이오페랩ⓒ아모레퍼시픽
    ◇ 화장품도 맞춤형 시대… 업계 리딩

    아모레퍼시픽은 신먹거리 사업으로 맞춤형 화장품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나섰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경험을 강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로 새로운 유통환경에 맞춘 채널 전략 가운데 하나다. 창의적 생산자 역할을 하는 현재의 고객들에게 아모레퍼시픽만이 만들 수 있는 차별화되고 개인화된 경험을 선사하기 위함이다.

    맞춤형 화장품 제도는 지난 3월 도입됐지만 비용과 기준 논란으로 사업을 본격화하는 업체는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모레퍼시픽은 개인의 피부 특성에 맞는 맞춤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과감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앞서 아모레퍼시픽은 맞춤형 화장품이 신먹거리 사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왔다. 라네즈를 통해 2016년 피부색에 맞는 립스틱을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마이 투톤 립 바를 비롯해 맞춤형 수분 크림을 제작하는 마이 워터뱅크 크림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는 이달 피부 유전자 분석과 맞춤형 3D 마스크 등 혁신적인 서비스 체험이 가능한 명동 아이오페 랩(IOPE LAB)을 리뉴얼 오픈했다. 이 곳은 아이오페의 피부 미래 연구 공간이자 프리미엄 매장으로 고객의 피부를 분석하고 피부 측정과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해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한다.

    유전자 분석에는 약 2주가 걸린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피부관리법을 상담받을 수 있다. 3D 마스크와 맞춤형 세럼은 현장에서 바로 만들어준다. 특히 3D 프린팅 마스크팩 제조기술은 CES 2020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맞춤형 화장품 기술 개발, 국내외 디지털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올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