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WC·그랜드세이코·에르메스 등 연초 인상 잇따라샤넬·루이비통 N차 인상 … 올해만 수차례 가격 조정원화 약세·원가 부담에 한국 시장 인상 압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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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 연초부터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리치몬트 산하 명품 시계 브랜드 IWC는 내년 1월12일 제품 가격을 평균 5~8% 인상한다.

    스틸 모델은 평균 7%가량 오르고 골드 모델은 이보다 인상 폭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백화점 셀러는 최근 소비자들에게 가격 인상 사실을 메시지로 사전 공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IWC는 이미 올해에만 두 차례 가격을 올렸다. 지난 3월 전 제품 가격을 평균 8% 인상한 데 이어 6월에도 국내 판매 제품 가격을 평균 7~8% 추가 인상했다. 

    일본 프리미엄 시계 브랜드 그랜드세이코도 내년 1월1일부터 제품 가격을 4~11% 인상할 예정이다. 제품별로 인상 폭은 차등 적용된다. 앞서 그랜드세이코는 지난달 국내에서 최대 8.5%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명품 패션 브랜드들의 인상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에르메스는 내년 1월 한국 시장에서 의류·가방·주얼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근 판매 직원들을 통해 내년 1월 인상 방침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샤넬과 프라다 역시 가방과 의류를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롤렉스도 내년 1월 주요 제품 가격을 10% 안팎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매년 연초 가격 조정을 이어온 전례를 고려하면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올해 들어 명품 업계의 가격 인상 빈도는 더욱 잦아졌다. 대표적으로 샤넬은 올해에만 네 차례 가격을 올렸다. 1월 가방을 시작으로 3월 코스메틱, 6월 가방·주얼리, 9월 일부 라인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달 4일에는 샤넬 25 라인 가방 가격을 평균 9.3% 인상했다. 루이비통 역시 올해 1월과 4월에 이어 지난달 7일 제품 가격을 약 3~4% 올렸다.

    업계에서는 명품 가격 인상을 일시적인 비용 반영이 아닌 장기적인 구조 변화로 보고 있다. 원자재와 인건비 부담이 높아진 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 수익성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을 관리하려는 전략까지 맞물리면서 가격 인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화 약세 역시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환율이 오를 경우 유로화나 달러화 기준 매출을 원화로 환산했을 때 실질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서 가격 조정을 더 자주 단행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1∼11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18원으로 지난해보다 54원(4.0%) 상승했으며, 최근에는 1500원 선을 위협하는 흐름까지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감안하면 명품 가격 인상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