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3가구 모집에 26만명 몰려수도권·지방 무순위청약 인기…대규모 시세차익 보장에 관심↑주택 공급량 부족·신축 선호·정부 규제로 청약 과열 현상 발생
  • ▲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 연합뉴스
    ▲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전경. ⓒ 연합뉴스
    정부가 청약시장 투기수요를 억누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의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3가구 모집에 총 26만4625명이 접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용면적 97㎡B타입(17억4100만원)에 무려 21만585명이 몰렸다. 159㎡A(30억4200만원), 198㎡(37억5800만원) 보다 분양가가 저렴하고 자금부담이 적다보니 97㎡B타입에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3년 전 분양 당시 청약 부적격자로 인해 발생한 미계약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달아올랐다. 

    지난 2017년 8월 공급됐던 최초 분양가 그대로 나오다보니 막대한 시세차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성수동 서울숲트리마제 전용면적 84㎡의 최근 매매가격이 23억~29억원에 형성된 점을 감안할 때 최소 6억원에서 1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누릴 수 있다. 

    대림산업은 오는 28일 오후 1시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당첨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추첨과정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다.  

    3가구 모두 15억원이 넘는 초고가주택이기 때문에 대출이 불가능하고 전액을 자체 조달해야한다. 자금력이 확실한 현금부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무순위 청약에 26만명 이상이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6년 9월 부산에서 공급된 동래구 명륜자이 346가구 모집에 18만1152명이 몰린 것이 지금까지 최대 기록이었는데 이번 서울 아크로포레스트가 그 기록을 넘어섰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 새아파트, 미계약물량이라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유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다보니 수요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청약 시장에서는 신규 분양과 함께 무순위 청약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이달 초 위례신도시 하남에서 선보인 중흥S-클래스 펜트하우스 전용면적 172㎡ 2가구 모집에 4043명이 몰렸고, 하남 감일지구 '하남포웰시티' 11가구 물량에 6398건이 접수됐다.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지방도 마찬가지다. 최근 GS건설이 대구 중구에 공급한 청라힐스자이 전용면적 84㎡ 2가구 무순위 청약에 무려 4만3645명이 몰리며 화제가 됐다.

    앞서 국토부는 청약과열 현상을 잠재우기 위해 수도권, 지방광역시 아파트 예비당첨자 비율을 40%에서 300%로 , 해당지역 거주기간 요건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했다.

    최근에는 수도권, 지방에서 공급되는 민간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시로 강화하는 등 서울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분양권 전매를 금지토록 했다.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정부는 시장에 풀려있는 자금이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의 관심은 계속 부동산으로만 향하고 있다. 분양만 당첨되면 빠른시간내 시세차익을 볼 수 있고, 부동산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는 학습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해 선호도가 높은 서울 도심 공급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한 것도 청약 과열현상에 한 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주택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기존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는데, 분양가 상한제 등 서울 재건축 사업이 막히면서 공급량이 크게 줄었고 신축 선호현상까지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분양과 무순위 물량에만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출 규제 등 부동산 정책을 과도하게 내놓으면서 기존 주택거래 시장에서 매매가 어렵게됐고 결국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에 공급되는 청약시장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기존 부동산 시장을 과도하게 누르니 분양, 무순위 청약시장이 튀어오르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