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인수의지 확인, 구체적인 조건 협의"
  • 산업은행 등 채권단 내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 재검토 요구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기류가 역력하다. 

    채권단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HDC현산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HDC현산 측의 구체적인 조건을 들어본 뒤 재협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전일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한 입장문을 채권단에 전달했다. 지난달 말 채권단이 HDC현산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를 밝혀달라는 내용 증명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HDC현산에서 인수의지가 있다는 점을 밝혔으니 구체적인 조건 등을 협의해볼 것"이라고 했다. 

    채권단과 HDC현산 간의 협상이 새롭게 꾸려지면서 이달 27일로 예정됐던 인수 계약 종료일은 6개월 뒤인 12월 27일로 연장될 전망이다. 

    당장 계약 파기는 막았으나 추가 협상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재협상 과정서 핵심 논의 사항은 단연 '몸값'이다. 

    채권단은 공식 입찰 절차를 통해 확정된 금액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채권단 추가자금 지원과 정부의 기간산업지원 등과 같은 지원책은 논의할 만하다.  

    HDC현산은 입장문에서 몸값 낮추기를 적극 강조하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계약 시점과 현재 재무상태가 크게 달라진만큼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나를 비롯한 항공산업 전체가 존폐기로에 선 점도 재협상 요인으로 작용했다. 

    HDC현산에 따르면 아시아나가 계약 체결 당시보다 2019년 말 기준 2조8000억 원의 부채가 추가된 데 이어 1조7000억 원을 추가 차입하면서 4조5000억 원이나 부채가 증가했다. 

    부채 비율도 계약 기준 시점 대비 1만6126%나 급증해 자본 잠식까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업계서는 인수 불발시 HDC현산의 책임론을 줄이기 위해 이번 입장을 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