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늘었지만 서비스센터 그대로… 벤틀리 5년째 2개롤스로이스는 고장 시 정비 인력 6명에 그쳐수억 원 짜리인데 수리는 비싸고 더 불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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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 속 슈퍼카가 날개 돋친 듯 팔리는 가운데, 수리는 제값을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부품만 교환할 수 있거나 수리 기간이 길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서비스센터는 한두 곳에 불과하고, 일손마저 턱없이 부족했다. 수억 원 짜리 차를 팔며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정비 투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2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5월 벤틀리는 78대 팔려 지난해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벤틀리는 평균 차 값이 2억 원이 넘는다. 그럼에도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 내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벤테이가에 힘입어 시장에서 판매를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이와 달리 서비스센터는 서울과 부산에 2개로. 판매대수 대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벤틀리는 2015년 385대로 연간 최다 판매실적을 거둔 이후 꾸준히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누적 판매대수는 1967대다. 이 수치만 단순 계산해도 1곳당 983대를 맡고 있는 셈이다.서비스센터가 부족하다 보니 서비스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많다. 벤테이가를 타는 A씨(46)는 “최근 견적서를 받아 보니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가격은 공임을 제외하고 880만원가량 됐었다”며 “수리 기간, 대응 등을 고려해 충분한 값어치를 한다고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크게 뛴 판매 실적과 달리 서비스센터 확충은 없었다. 벤틀리 측은 근무 중인 정비 기술자의 수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이탈리아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람보르기니도 마찬가지다. 올해 사상 최다 판매 실적을 앞두고 있지만 서비스센터는 1개에 불과하다. 회사 관계자는 “우루스 판매로 서비스센터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음을 파악하고 있다”며 “하반기 확충을 검토 중이며 정비 인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영국 왕실 전용차로 유명한 롤스로이스는 서비스센터 2개를 운영 중이다. 정비 기술자는 모두 6명에 불과했다. 상담사인 어드바이저는 2명이다. 최근 10년간 팔린 롤스로이스는 633대에 달했다.서비스 질에 대한 불만도 있다. 메르세데스 AMG와 포르쉐를 보유 중인 B씨(41)는 “포르쉐 순정 부품값이 벤츠보다 약 2배 비싼 것 같다”며 “그러나 정작 중요한 부품 수리는 ‘본사에 요청해 봐야 안다’, ‘주문 후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만 늘어놓아 찾질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소유주 사이에 잘 알려진 사설 업체가 있다”면서 “그곳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속 편하다”고 털어놨다.포르쉐는 국내에 서비스센터 11개를 운영 중이며 정비 인력은 28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간 2만6452대 팔린 것과 비교해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회사 측은 경기 수원, 경남 창원에 판매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를 연다는 계획이다.이 밖에 이탈리아 마세라티의 경우 서비스센터 9곳에 100명의 정비 기술자를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는 차를 들여오는 본사, 팔고 고치는 딜러사로 나뉘어 있고 수리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편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된다”며 “불편한 사후서비스(AS)와 신뢰성 있는 수리비 산정기준이 없고 비싼 수리비 등 고질병이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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