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중앙방역대책본부, “보다 명확한 증거 필요한 상황” 김우주 교수 “제한적 조건 내 가능성 있어… 아직 ‘비말’ 전파 중심”
  • ▲ 전자현미경으로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NIH(미국 국립보건원)
    ▲ 전자현미경으로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NIH(미국 국립보건원)
    코로나19 에어로졸(공기매개 전파) 감염 가능성이 새로운 문제로 떠올랐다. 그간 WHO(세계보건기구)나 국내 방역당국 차원에서 주장했던 ‘비말 중심’의 전파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 것이다. 

    이 문제는 32개국 과학자 239명이 지난 6일(현지시간) 학술지 임상전염병(Clinical Infectious Diseases)에 관련 서한을 실으며 확산되고 있다. ‘비말의 크기’와 관계없이 에어로졸 감염이 발생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의 주장처럼 에어로졸 감염이 크기와 관계없이 이뤄진다면, 1~2미터 거리두기 등 감염 예방수칙은 무용론에 가까워진다. 전제는 ‘쉽게’라는 조건이 붙을 때의 얘기다. 

    더운 날씨에 착용이 어렵긴 하지만 ‘KF94’ 등급의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공기감염은 막을 수 있다는 국내 전문가의 주장도 나왔다. 

    7일 기준 WHO나 국내 방역당국 차원에서 코로나19 에어로졸 감염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에어로졸 감염의 범위와 증거가 증명된다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방역망 가동의 기준이 바뀌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른 조심스런 입장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네데타 알레그란치 WHO 감염통제국장은 “지난 몇 달 동안 우리는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지만 견고하고 명백한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는 내용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WHO는 에어로졸 관련 서한을 검토 중에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과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1총괄조정관 역시 “크기의 굉장히 작은 비말일 경우 공기 중에 좀 더 오래 체류하다 호흡기로 들어가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더 추가적 검토와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기감염은 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작은입자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그 흐름에 따라 최대 48미터 떨어진 사람에게도 전파가 가능한 것이다. 전파력 자체가 비말과 비교해 훨씬 더 강하다. 

    WHO나 국내 방역당국이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을 인정하게 되면 통상적 비말 매개 전파양상과 전혀 다른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와 관련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는 “코로나19가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이 있냐고 물어보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매우 제한적 조건 내에서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폐쇄된 공간에서 소리를 지른다거나, 수술방 내에서 석션 등 행위가 진행될 경우 등 미세한 입자가 나와 에어로졸 감염이 발생할 확률이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감염 전파과정 중에서도 ‘그레이 존’이 있다. 경계선이 모호한 영역의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 부분의 논란이 에어로졸 감염으로 해석된다고 본다. 공기 중으로 전파가 가능하겠지만 극히 특수한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제한적 조건 내에서의 공기감염은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 등으로 이를 방어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보통 국민들이 쓰고 있는 KF94 등급은 병원 중환자실이나 음압격리병실 의료진이 쓰는 N95 마스크에 준하는 수준이다. 에어로졸 감염 우려가 있더라도 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면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