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 작업 불량·제네시스 GV80 떨림 등 논란'바뀐 현대차'… 빠른 사과와 해결 방안 제시품질 가치 높이기… 신차 출시 늦추고 한 달간 시험
  •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현대차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현대차
    국내에서 품질 논란을 빚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위기의 해법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품질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그동안의 성장 과정에서 덮으려 했던 문제 등을 면밀히 살피기로 했다.

    특히 빠른 대처로 소비자 신뢰 회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를 현대차가 ‘환골탈태’하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신형 아반떼에 대해 3건의 무상수리를 하기로 했다. 원인은 미흡한 트렁크 방수 작업, 차체 하부에 설치된 덮개(언더커버) 조임 정도의 부족, 부품 교환 등이다. 출시 석 달여 만에 품질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V80은 디젤(경유) 엔진 진동 문제로 출고를 중단했다. 여기에 배터리가 방전될 수 있거나 후방카메라 오류 등으로 내려진 무상수리 조치는 8건에 달한다.

    정지하면 시동이 꺼졌다 출발할 때 걸리는 ‘스톱 앤 고’, 차로변경 보조 기능의 고장이 계기판에 나타나지 않는 등 기능상의 문제로 리콜(결함 시정)도 3건이 발생했다. 이목을 끈 GV80은 출시 한 달여 만에 체면을 구기게 됐다.

    업계는 현대차가 차세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계통) ‘스마트 스트림’을 탑재한 뒤 일부 문제점을 발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 스트림은 연비 개선, 실용적 주행 성능 향상, 배출가스 저감 등을 목표로 5년여간 개발해온 것이다.

    여기에 갈수록 빨라지는 신차 사이클과 변화 폭이 큰 부분 변경 등이 영향을 준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신차 출시가 앞당겨질수록 개발 기간은 짧아져 충분한 검증을 거치기 어렵다.
  •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현대차
    ▲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현대차
    신차마다 품질 문제가 불거지자 현대차는 총체적 재점검에 나섰다. 특히 빠른 사과와 대응, 소비자 불안 해소는 현대차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일부 GV80에서 주행 중 떨리는 현상이 발생하자 곧바로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소비자에게 낮은 엔진회전수(rpm)로 오랜 시간 달리는 경우 카본(연료가 연소하고 남은 찌꺼기) 누적 정도에 따라 진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안내하고 사과했다.

    조치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확정되는 대로 안내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엔진 보증 기간은 ‘10년 또는 20만㎞’로 늘렸다. 기존 보증 기간(5년 또는 10만㎞)의 두 배다. 사과와 우려 공감, 해결 방안 등을 상세하게 밝혀 기업 위기(리스크) 관리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목소리가 많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빠른 사과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예전보다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비싼 비용이 들더라도 소비자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완성차 업체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내부적으로 생산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일반 도로에서의 품질 점검을 대폭 강화했다. 특히 한 달간 일반 주행 조건에서 수백 대의 차를 시험하기로 했다.

    대대적인 품질 혁신을 위해 신차 출시 시점까지 미뤘다. 외관을 공개한 직후 내놓는 기존 방식에서 몇 주씩 텀을 두기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달 3일 부분 변경을 거친 더 뉴 싼타페를 선보이고 3주가 지나서야 정식 판매에 들어갔다. 이 기간 강원 양양군 한계령 도로를 달리면서 최종 담금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지난해에는 신형 쏘나타의 소음과 진동 등 감성 품질을 보완하기 위한 정밀 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가 느끼는 품질 감성과 안전을 위해서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미루지 않고 그때그때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