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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우한폐렴) 사태가 확산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잇따라 부동산 규제 정책을 폈음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던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10% 올라 지난주(0.11%)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역시 0.01% 상승해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이 감소했다. 지방 역시 지난주 0.13% 상승에서 이번주 0.12% 상승으로 상승폭이 조금이나마 줄었다.
감정원 관계자는 "중저가 단지의 상승세는 지속되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영향 등으로 거래가 감소하며 상승세가 둔화됐다"며 "일부 고가단지에서 급매물이 출현하며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잇따른 정부 정책의 효과도 일부 반영됐지만 대세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도 정부 규제보단 코로나19로 거래가 크게 줄면서 집값이 잡혔다는 인식이 크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지난 4월 첫째주 0.02% 하락 후 9주 연속 내리막을 걷다 확산세가 잠잠해진 6월 첫째주 상승 전환한 뒤 10주 연속 올랐다.
이어 수도권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어 다주택자와 갭투자자를 겨냥한 '6·17부동산대책'과 7·10보완조치'까지 내놓았지만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이후 13만가구에 이르는 주택공급 계획을 담은 '8·4대책'까지 발표했지만 집값 상승세는 여전했다.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까지 갈 경우 하락세로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면 접촉을 꺼려하는 분위기 속에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매매는 직접 집을 봐야 거래가 이뤄지는데 대면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급매물은 가격을 더 낮출 수밖에 없다"며 "수요가 많은 곳은 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들은 가급적이면 거래를 미루던가 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올라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이 줄었지만 6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남 위주로 오르고 있다. 강동구(0.18%)는 지난주에 이어 서울 자치구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강남3구인 강남구(0.15%)와 송파구(0.16%), 서초구(0.16%)도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매물 부족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역세권이나 교육환경 양호한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