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바퀴 굴림… "이질감 없는 전기차"서울 기준 2809만원에 구매, 1회 충전 시 309km 달려 '갓성비'비좁은 실내 및 플라스틱 소재는 한계몸값 낮추고 사회초년생·통학 용도 정조준
  •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조에’ ⓒ르노삼성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조에’ ⓒ르노삼성
    “이거 전기자동차 맞아?”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조에’를 탔을 때 첫 느낌은 안락함이었다. 내연기관 차를 몰던 사람이 처음 몰아도 아무런 이질감이 없다. 앞바퀴 굴림 방식을 택한 조에는 뒷바퀴 굴림이 대부분인 전기차보다 훨씬 부드럽고 더 재밌었다.

    조에를 지난 1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 행사를 통해 몰아 봤다. 서울 북악산 일대를 거쳐 돌아오는 왕복 20㎞ 구간을 달렸다.

    운전대를 잡으면 조에가 전기차라는 것을 잊어버리게 된다. 페달 끝으로 전해지는 주행 질감은 흡사 전형적인 가솔린(휘발유) 차 같았다. 고개를 숙여 계기판에 나타나는 남아 있는 300㎞ 주행 가능 거리를 보고 나서야 알아차릴 정도였다. 

    회사 측은 “전용 플랫폼에 앞바퀴 굴림을 택한 이유”라며 “소비자가 자연스레 전기차로 갈아탈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특징은 굽이진 구간이 많은 북악산을 오르내릴 때 크게 실감 났다. 54.5㎾h 용량의 배터리가 바닥에 있는 줄도 모르게 경쾌한 움직임을 자랑했다. 코너를 돌아 나가는 속도가 빨라도 차체 뒤쪽이 매끄럽게 따라붙는다. 몰면 몰수록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장착한 100㎾ 전기 모터는 작은 몸집의 조에를 끊임없이 밀어붙였다. 단단하면서도 흐트러짐 없어 승차감이 편안했다. 남다른 유럽 차 유전자정보(DNA)가 있었다. 조에는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25.0kg·m의 힘을 발휘한다.

    외관은 지나가다 마주쳐도 눈이 돌아갈 만큼 깜찍했다.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을 달고 물 흐르듯 이어지는 선을 품고 있었다. 라디에이터 그릴,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안개등, 주행 방향에 따라 순차적으로 점등되는 방향 지시등은 기대 이상이었다.
  •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조에’ ⓒ박상재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조에’ ⓒ박상재 기자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9.3인치 화면, T맵이 들어간 내비게이션,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지원은 차급을 뛰어 넘었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했다.

    다만 실내 공간은 많이 좁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터무니없이 비좁아 보였다. 사회초년생이나 자녀의 통학, 장보기 용도로 쓰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감성 품질은 차급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플라스틱 소재를 많이 사용해 촉감이 떨어졌다.

    등받이 기울기는 손으로 돌려야 했다. 틈이 비좁은 데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다소 부족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은 아쉬움을 남겼다.

    르노삼성은 이런 단점을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군살을 빼고 몸값을 낮췄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3995만~4395만원이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구매 보조금을 받는 경우 서울(1186만원) 기준 2809만원에 살 수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적당한 수준이다. 르노 조에는 한 번에 309km를 달릴 수 있다. 급속 충전(50㎾) 시 30분 만에 150km가량의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상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쟁 상대를 테슬라 모델 3로 꼽았다. 조에는 지난 상반기(1~6월) 유럽 시장에서 3만7540대 팔려 전기차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모델 3는 3만2637대로 2위에 그쳤다.
  •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조에’ ⓒ르노삼성
    ▲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입해 판매하는 ‘르노 조에’ ⓒ르노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