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롯데마트, 30일부터 수도권·전국 시식 운영 중단이마트 협력사 시식코너 지속 운영… “직원 시식만 중단”코로나19 불구 대형마트 시식코너 운영이 식품 매출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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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8월 31일 수도권 이마트트레이더스 시식코너 풍경.
# "시식하고 가세요." 시식코너 직원의 외침에 카트를 끌고 가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성격이 급한 사람들은 차례가 오기도 전에 마스크를 내렸고, 음식물을 받아든 사람들은 개인간 거리가 50cm도 안 되는 곳에서 입김을 불어가며 음식물을 섭취했다.
지난달 31일 저녁, 수도권에 위치한 A 이마트트레이더스 풍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주요 대형마트가 수도권 시식코너 운영을 중단하는 가운데 이마트만 나홀로 시식코너를 운영중이다. 시식코너는 특성상 소비자가 마스크를 벗고 직접적인 음식물 섭취가 이뤄지는 탓에 방역의 사각지대로 꼽혀왔다.1일 대형마트에 따르면 현재 대형마트 3사 중 시식코너를 운영하는 곳은 이마트가 유일하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지난달 30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추가 강화 조치가 시행되자 시식코너 운영을 중단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수도권 매장에서, 롯데마트는 전국 매장에서 시식코너를 모두 철수 했다.이마트 측은 “현재 이마트 직원들의 시식행사는 전면 중단됐지만 협력사와의 관계 문제 등으로 협력사가 진행하는 시식행사는 규모를 좁혀 이뤄지고 있다”며 “협력사 직원이 상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이같은 이마트의 설명은 궁색한 부분이 적지 않다. 이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시식코너 운영을 중단했다. 외국계 대형마트인 코스트코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아예 시식코너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가장 큰 이유는 시식코너가 자칫 코로나19 간염의 전파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마스크를 상시 착용 중인 대형마트 쇼핑 과정에서 시식코너는 유일하게 마스크를 벗는 곳으로 꼽힌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음식물을 직접 취사한다는 점에서 비말 감염의 위험성도 높다.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 대형마트 시식코너 운영을 중단토록 한 것도 이런 위험성과 무관하지 않다.하지만 31일 방문한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는 매장 내에서 10개가 넘는 시식코너가 운영되고 있었다. 같은 날 시식코너 자체가 사라진 홈플러스, 롯데마트와는 다른 풍경이다. 이마트의 이런 선택은 매출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식코너의 유무는 상품의 판매량 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주는 것이 사실”이라며 “통상 프로모션과 함께 시식코너를 진행할 경우 많게는 마트 내 제품 순위가 역전될 정도로 판매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상품별로, 프로모션 규모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통상 시식코너 운영에 따라 해당 상품의 매출은 두자릿수 차이가 벌어진다는 설명이다.시식코너 운영을 중단한 대형마트 측 관계자는 “시식대 운영 여부가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역강화 조치에 협력하고 고객의 안전을 위해 운영을 중단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물론 현재까지 대형마트 내 시식코너 운영 중단은 강화된 방역조치에 포함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위반했다고 하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매출 감소까지 감수하고 자체 방역을 강화하는 2, 3위 사업자 홈플러스, 롯데마트의 사례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업계 1위 이마트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