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모델 GPT-5.4 구글 제미나이 대비 HLE 성적 뒤처져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난항, AI 인프라 확보 계획 타격美 국방부 계약 역풍, 이용자 수 감소·재무압박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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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로 생성형AI 신드롬을 일으킨 오픈AI가 기술적 한계와 윤리적 논란, 재무 압박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며 사면초가에 놓였다. 성능과 이용자 수에서도 하락세가 감지되면서 게임체인저에서 패스트팔로워로 지위가 격하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6일 신모델 GPT-5.4를 출시했다. 

    GPT-5.4는 전문 업무수행을 위한 가장 고도화된 모델로, 전작 대비 주요 벤치마크에서 의미있는 개선을 이뤘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프레드시트와 프레젠테이션, 엑셀 등 소프트웨어 작업에 가장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신규 모델은 제미나이 등 글로벌 SOTA(최고 성능) 모델과 비교해 일부 성능지표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용AI로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인 ‘인류 마지막 시험(HLE)’ 성적은 제미나이 3.1 프로를 뛰어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GPT-5.2 출시 이후 4개월을 준비한 모델임에도 성능 수준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5000억 달러(약 720조원) 규모 AI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도 난항을 겪고 있다.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 3개 기업이 참여하는 합작 프로젝트에서 리더십 부재로 혼선을 겪으며 당초 구상했던 합작법인이 아닌 개별 파트너십 체제로 쪼개져 동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 오픈AI와 오라클이 미국 텍사스주에 조성하던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구체적인 불화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대규모 AI인프라 확보에 집중해 온 오픈AI에게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표류는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개발에 필요한 GPU 확보가 지연되면서 오픈AI 모델 개발 계획이 틀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성능지표 경쟁에서 타 모델과 비교우위를 갖지 못하면서 이용자 수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앞서 오픈AI 경영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거액을 후원한 사실이 알려진 것과 더불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기술 활용 소식 등 연이은 행보가 이용자들의 반감을 산 것도 한몫 했다.

    또한 미국 국방부가 앤트로픽 퇴출 직후 오픈AI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은 비영리 정신을 강조하던 초기 모습과 대조되는 군용 기술 협력으로서 이용자 이탈의 결정적인 도화선이 됐다. 오픈AI는 이란 공격에 사용된 클로드와 다르게 무기로 사용되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윤리보다 수익을 우선한다는 비판은 가라앉지 않았다. 로보틱스와 하드웨어 부문 수장인 케이틀린 칼리노브스키는 국방부와 계약이 충분한 윤리적 검토 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사임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미국 내 챗GPT 삭제 건수는 하루만에 295% 늘어났고, 스탯카운터는 챗GPT 점유율이 2월 한 달간 5.5%p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반면 앤트로픽 AI 모델 ‘클로드’는 지난달 28일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에서 챗GPT를 넘어 1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오픈AI가 감당해야 하는 올해 예상 적자가 140억 달러(약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델 훈련과 인프라 확장에 투입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일각에서는 추가 투자유치 실패 시 자금고갈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제기된다. 미국 IT매체 디인포메이션은 투자자들의 오픈AI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고 전했다.

    현재 오픈AI 기업 가치는 8500억 달러(약 1250조원)로, 올해 예상 연 매출 300억 달러의 28배에 달한다. 이는 예상 연 매출 12배 수준에서 거래 중인 엔비디아와 비교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성장성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으며, 실질적인 현금 흐름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는 기술력을 넘어 지속성 있는 수익모델과 기술 신뢰도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서게 됐다”며 “하반기 추진 중인 기업공개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거둔다면 AI산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