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집계, 코로나 발생 소폭 감소하다 다시 증가 ‘267명’내일(3일) 신규 확진자 수 줄어야 거리두기 효과 증명될 듯 중증환자 병상 부족에 추가 확보 비상… 무증상자 대상 방역망 가동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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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환자 124명, 무증상 감염비율 40%, 연일 늘어나는 ‘n차 감염’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진자 발생이 다소 주춤하나 싶었지만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자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7명 늘었다. 누적 2만449명이다.

    코로나19 2차 유행의 시작점을 알린 14일부터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297명→288명→324명→332명→397명→266명→280명→320명→441명→371명→323명→299명→248명→235명→‘267명’으로 확인됐다. 

    관건은 오늘(2일)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중증환자도 20명이 늘어 124명이 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광복절 이후 시행된 2단계 거리두기 효과는 9월1~2일 확진자 발생 추이로 판가름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일 확진자는 2일 0시 기준 통계에, 2일 확진자는 3일 0시 기준 통계에 각각 반영된다.

    즉, 중수본이 말하는 1~2일 확진자 추이는 하루씩 밀려 2~3일자 신규 확진자 통계수치로 보는 것이 맞다. 

    거리두기 2단계는 ▲서울·경기(8월16일, 1.5단계) ▲수도권(8월19일) ▲전국(8월23일) 순으로 단계적으로 시행됐다. 이후 8월30일부터 수도권 전역에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를 시행 중이다.

    거리두기 관련 효과는 오늘(2일)과 내일(3일)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인데, 이미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결국 내일 확진자 발생 여부에 따라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감염 확산세가 이를 넘어설지 확인되는 기로에 서있다. 2.5단계의 효과는 이르면 이번 주말 나타날 것으로 분석된다.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지금은 무엇보다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많이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이번 주 얼마나 거리두기를 실천하느냐가 앞으로 수도권 안정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중증환자 급증에 ‘병상 찾기’ 분주  

    신규 확진자 수가 코로나19 확산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지만, 동시에 위·중증 환자의 비율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망자 발생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중증환자는 하루새 20명이 늘어 124명이 됐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실제로 신천지 집단감염 여파로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 2∼3월에도 위중·중증 환자는 최대 93명에 머물렀는데 이미 이 수치를 돌파한 것이다. 

    결국 병상부족 문제가 현실화됐다. 현재 수도권에서 확보된 중환자 치료 병상은 306개지만,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은 9개(2.9%)뿐이다. 서울(5개), 인천(1개), 경기(3개)를 모두 합친다 해도 지금 바로 입원 가능한 병상이 10개도 채 안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는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원’을 지정해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을 더 늘릴 계획이다. 지정된 병원에는 손실 보상은 물론, 충분한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와 협력해 중증환자 치료를 담당할 군 인력을 지원한다. 국방부에 따르면 오는 4일부터 수도권 민간 의료시설 9곳에 군의관이 긴급 투입된다. 1차로 파견이 확정된 인원은 20여 명 정도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1총괄조정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달까지 코로나19 중증환자만을 위한 병상을 110개까지 추가 확보하겠다”라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향후 군의관 추가 투입 계획에 대해 ”추가적인 부분은 상황을 보며 지방자치단체나 병원에서 요청하는 부분이 있으면 지원 방안을 계속해서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코로나19 환자 중 40%는 무증상자 

    방역망 가동을 가로막는 또 다른 주요 요인은 무증상자의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0명 중 4명이 무증상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총 1만7945명이었다. 이 가운데 신고 당시 증상여부를 확인한 9756명 중 3856명(39%)이 무증상자였다.

    무증상 감염 상태로 지내다가 코로나 확진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면 아래에 숨겨진 확진자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의원은 “본인도 모른 채 지내는 지역사회 무증상 감염자 경우에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가 아니냐. 증상 발현자로부터 시작하는 기존의 방역체계에 대해 다시 검토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7월 김우주 교수(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가 국내 항체가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추정해본 결과, 방역당국이 PCR검사로 걸러낸 확진자 수보다 2.55배의 감염자가 존재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방역당국의 항체가 조사에서 제외된 대구, 대전, 세종지역 등 인구를 감안해 총 인구수를 4760만명으로 잡고 항체양성률 0.033%를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