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철강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 개선봉형강 비중 48%로 축소, 대신 냉연강판 35%로 확대컬러강판에 250억원 추가 투자, 시장 선도한단 방침
  • ▲ 부산공장 컬러강판 라인ⓒ동국제강
    ▲ 부산공장 컬러강판 라인ⓒ동국제강

    동국제강이 올 상반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150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가 하면, 2분기엔 창사 이래 최초로 포스코 영업이익(별도 기준)을 넘어서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적자를 낸 국내외 철강사들과 달리 견조한 실적을 이어간 것이다.

    실적 호조에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컬러강판이 효자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탄력적으로 운영 가능한 전기로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동국제강은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15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선 무려 22.3% 증가했다.

    이익 확대에도 매출은 줄었다. 동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한 2조5303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58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며 수익성은 높였지만, 생산량을 조절한 결과가 판매 감소로 이어진 탓이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실적 개선세는 더 뚜렷해진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0% 늘었다. 동기간 매출은 13.3% 감소한 1조164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철강사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스코는 올 2분기 창사 이래 최초로 별도 기준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085억원에 달했다.

    현대제철은 2분기 9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가까스로 적자를 면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여전히 157억원 적자다.

    이런 가운데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그 배경에는 대표 제품 컬러강판이 자리하고 있다.

    동국제강 제품군은 크게 봉형강, 냉연강판, 후판으로 나뉜다. 봉형강은 철근, 형강을 생산하는 전기로 제강사업을 뜻한다.

    올 상반기 회사의 봉형강 판매비중은 48%를 차지했다. 2018년과 2019년 51%를 유지했지만, 올 들어 3%가 축소된 것이다.

    대신 냉연강판 비중을 늘렸다. 최근 2년간 32%에 그쳤던 냉연강판 판매비중은 상반기 기준으로 35%까지 확대됐다. 후판 비중은 예년 수준인 13%를 유지했다. 

    냉연강판에는 동국제강 고부가 제품인 컬러강판이 속해 있다. 냉연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컬러강판 판매에 집중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동국제강은 상반기 전기로 가동률을 낮추며 제품 생산량을 조절해 왔다. 이에 따라 판매량이 자연스레 줄었고 매출 또한 축소됐다. 반면 컬러강판 판매에 주력한 결과 수익성은 높일 수 있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과 같이 직접 운영하는 고로가 없단 점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고로는 한번 불을 붙이면 10년 이상 가동을 이어간다. 개수를 하기 전까지 불을 끄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 코로나와 같이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겼을 때도 고로 가동은 지속된다. 한번 불을 끈 순간 재가동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막대한 비용도 동시에 수반되기 때문이다.

    반면 봉형강을 생산하는 전기로는 운영이 자유롭다. 그만큼 생산량을 조절하기도 쉽다.

    동국제강은 탄력적 조업이 가능한 전기로 사업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봉형강 사업의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동국제강이 상반기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다.

    동국제강은 향후에도 컬러강판에 신규 투자를 지속하며 업계 선두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간단 방침이다. 이미 내년까지 25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연간 생산능력을 85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단기 계획을 수립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차별화된 고급 컬러강판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컬러강판의 가공 및 시공 서비스까지 사업을 고도화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형강 등을 만드는 전기로 제강 사업은 수익성 중심 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친환경 사업으로서의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