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상반기 주요 기업 임직원 1천 명 감소상반기 롯데쇼핑 1070명 감소, GS리테일 1634명 급감업계 하반기까지 고용 악화… 오프라인 유통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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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의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는 단지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고 있다. 소비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업의 대표적 업종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지속가능경영 가능성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위기는 곧 인력 감축, 희망퇴직 등 다양한 고용불안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유통, 외식, 숙박, 여행업 등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대표 업종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유통업계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 상반기 주요 대기업에서 많게는 천 명이 넘는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줄줄이 임시 휴점이나 조기 폐점을 하자 매출이 급감해 임직원 감원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반기까지 고용 쇼크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국내 주요 유통기업 상장사 고용인원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감원을 피할 수 없었다.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임직원 수 4228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2만5298명에서 1070명 감소한 수치다. 특히 슈퍼마켓이 포함된 기타 부문에서 707명의 고용인원이 감소했다. 올해 롯데쇼핑은 수익성이 떨어진 슈퍼마켓에 대해 35개 폐점을 완료한 상태다.신세계그룹(이마트 포함)은 229명이 줄었지만, 현대백화점은 같은 기간 대전점과 백화점 식품관 투홈 출시 등 신사업 추진 여파로 69명이 늘었다.GS리테일의 고용 임원 감소 폭도 컸다.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6개월 새 1634명이 급감했다. 이는 슈퍼마켓과 헬스앤뷰티(H&B) 랄라블라에 직원이 감소핫 탓이다. 슈퍼마켓 부문과 랄라블라는 각각 855명, 576명이 감소했다.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같은 기간 264명 인원이 줄었고,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106명 감소했다.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호텔과 면세사업이 주력 사업인 호텔신라도 올 상반기 137명 인원 폭이 감소했다.업계에서는 올해 ‘고용 쇼크’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한 차례 연장되면서 백화점과 면세점 등 유통업계의 한숨은 길어지고 있다.실제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롯데백화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3% 떨어졌고 현대백화점 역시 황금연휴 시기에 전년 대비 16.4% 매출이 늘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후 매출이 30% 가까이 줄었다.당초 백화점 업계는 6~7월 소비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자 지난달 광복절 연류를 전후해 각종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지만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을 발표하자 백화점 매출도 함께 하향 곡선을 그렸다. 8월18~20일(-14%), 21~23일 (-25%), 24~29일(-36%)를 기록했다.임원들도 무급휴직, 임금 삭감 및 반납 등으로 버티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월 열린 임원 회의에서 부문장 이상 임원은 3개월 간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온라인 쇼핑 강세로 최근 수년간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 사태가 겹치자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당시 임일순 사장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원 임금 자진 반납을 결정했다”고 했다.면세점도 이미 허리띠를 최대한 졸라 맨 상황이다. 신라면세점도 상반기 서울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기존 월급의 70%만 받는 유급 휴직 신청을 받았다. 코로나 사태로 1분기(1~3월) 적자가 490억원에 달하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앞서 김포·제주 등 지방 공항 면세점이 휴업하면서 해당 점포 직원에게 유급 휴직을 받았고, 경영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서울 본사로도 휴직을 확대한 것이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달부터 희망자에 한해 유급 휴직 제도를 시행 중이다.고용노동부의 조사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 고용부 발표에 따르면 숙박·음식업에서만 15만3000명 줄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어 교육서비스업(10만7000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3만9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3만8000명), 도·소매업(3만4000명) 순이었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 등으로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유통업계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며 “이런 분위기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까지 피해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