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에 실적 악화… 구조조정은 이제부터 본격화유통업계 폐점 릴레이, 외식업계는 자산매각·비상경영면세·여행·호텔업계도 장기휴업에 인적 구조조정 중
  • ▲ 인적이 드문 명동거리.ⓒ뉴데일리DB
    ▲ 인적이 드문 명동거리.ⓒ뉴데일리DB
    구조조정의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는 단지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고 있다. 소비의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업의 대표적 업종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지속가능경영 가능성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위기는 곧 인력 감축, 희망퇴직 등 다양한 고용불안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유통, 외식, 숙박, 여행업 등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대표 업종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의 본격적 영향은 그저 실적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후폭풍이 어디까지 갈지는 완전한 미지의 영역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 소비 최전선이자 경기의 척도로 평가되는 유통, 식음료, 숙박업계가 느끼는 위기감은 남다르다. 최악의 실적 뒤에 찾아오는 인력 구조조정의 여파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산업과 보다 유독 고용 유발이 높은 서비스업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 

    8일 주요 유통, 식음료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의 열풍은 그야말로 악재였다. 당장 외출이 감소하면서 이에 따른 쇼핑이나 여행, 외식도 급감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내만 하더라도 8월 15일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는 2차 확산을 겪고 있고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선언하며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 

    다시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뉴 노멀(new nomal) 시대’의 화두도 이들에게는 근심을 더하는 대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도 온라인 유통으로 전환되는 추세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며 “이제 유통업은 예전 같은 높은 고용과 다점포 전략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유통업계는 몸집 줄이기가 한창이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및 대형마트, 롭스, 슈퍼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점을 향후 3~5년 내 200개 폐점하겠다는 장기계획을 밝힌 상태로 롯데마트 등의 폐점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3개 내외 점포를 매각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다점포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자상거래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당연히 온라인 거래 과정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만큼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유통업계의 인원 감축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외식업계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배달 음식을 제외하면 국내 주요 외식 브랜드는 모두 위기를 겪고 있다. 빕스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애슐리를 운영 중인 이랜드이츠 등은 현재 ‘비상 경영’에 착수한 상황. 신규 투자는 고사하고 주요 브랜드와 자산마저 매각에 나서는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여행과 관련된 곳의 상황은 한층 더 좋지 않다. 롯데·신라면세점은 현재 무급 휴직을 진행 중이고 일부 점포의 운영시간을 축소하거나 휴점하는 등의 강도 높은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이뤄진 조치다. 

    이 외에도 하나투어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3개월간 무급 휴직을 진행 중이고 여행상품 판매 부서를 축소하거나, 구조 조정을 단행하는 여행사도 속출하는 상황이다. 호텔업계 역시 호텔롯데가 첫 명예퇴직을 진행하는 등 주요 상권에 휴점이 속출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나날이 소진되는 중”이라며 “정부에서 일부 업종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끊길 경우에는 대규모 정리해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