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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뉴딜펀드 조성에 발맞춰 개발된 'K-뉴딜지수'가 시장에 공개됐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지수와 연계한 민간펀드를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이 부족해 지수 편입 종목들의 수급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KRX BBIG K-뉴딜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5.04포인트(2.11%) 내린 3013.36에 마감했다. 지수는 첫선을 보인 지난 7일(3094.98)부터 연달아 하락세다.
한국거래소(KRX)는 한국판 뉴딜 산업 대표 종목으로 구성된 BBIG(2차전지·바이오·인터넷·게임)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K-뉴딜지수 5종을 최근 발표했다.
지난 4일 지수 계획 발표에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를 제외한 편입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 올랐지만 이후 지수에 편입되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이미 언택트 수혜 등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인 대형주들은 지수 편입 효과가 미미한 모습이다.
지난 9일 기준 2차전지 업종에 포함되는 LG화학(-1.41%), 삼성SDI(-1.38%), 포스코케미칼(-2.91%), 에코프로비엠(-1.56%), 일진머티리얼즈(-1.98%), 후성(-5.38%) 등 전 종목은 전일 대비 하락했다. 바이오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 중 SK바이오팜(1.60%)을 제외하고는 삼성바이오로직스(-1.94%), 셀트리온(-6.13%), 셀트리온제약(-3.14%), 유한양행(-2.29%), 씨젠(-1.98%), 한미약품(-3.28%) 등은 약세였다.
케이엠더블유(2.19%) 상승을 제외하고는 NHN한국사이버결제(-3.17%), 네이버(-2.09%), 더존비즈온(-4.17%), 유비쿼스홀딩스(-2.60%) 등 인터넷업종들도 대체로 하락세다. 게임지수에서도 웹젠(0.82%)은 오른 반면 펄어비스(-2.14%), 엔씨소프트(-2.47%), 넷마블(-2.07%), 골프존(-2.45%) 등은 일제히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K-뉴딜 지수 신설 수혜가 일부 종목에 국한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또한 ETF가 출시되더라도 실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BBIG 등 유망 업종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이미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뉴딜지수 신설 수혜는 펄어비스, 더존비즈온 외에는 크지 않을 것이다"며 "인터넷·게임업종 수혜가 예상된다는 시각이 있지만 바운드리가 섹터까지 확산되기에는 펀드·ETF 론칭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연구원은 "KRX300 지수와 관련한 업종·테마 펀드나 ETF는 최대 5개에 지나지 않고, KRX300 지수를 추종하는 운용자산(AUM) 비중도 3% 수준에 불과해 K-뉴딜지수 추종 상품이 출시되더라도 'BBIG-K 뉴딜지수' 중심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기존에도 2차전지 테마 등 유사한 지수 추종 ETF가 이미 거래되고 있고 거래금액도 현물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점을 들어 ETF 시장 회복을 위한 정책 지원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 투자에 있어 중장기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고 연구원은 "기존 공모펀드와 ETF도 문을 닫을지 모른다는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신규 지수상품을 론칭하는 것은 운용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성공적인 뉴딜펀드의 선순환이 이뤄지려면 공모펀드나 ETF시장 회복에 대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 ETF 출시와 관련한 수급 효과에 초점을 맞춘다면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뉴딜펀드의 투자처로 지목된 친환경, 디지털 산업은 일회성 테마가 아닌 글로벌 트렌드인 만큼 긴 호흡으로 관련 산업에 속한 기업을 골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해외에서도 관련 ETF의 수익률이 가장 좋은 편으로, 긴 시계열을 보면 이 ETF의 주가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편 KRX BBIG K-뉴딜 지수는 BBIG(2차전지·바이오·인터넷·게임) 4개 업종별로 3개 종목씩 모두 12개 종목으로 구성되며 비중은 12분의 1로 모두 같다. 4개 업종별 K-뉴딜지수에는 해당 업종의 코스피·코스닥 10개 기업이 담겼다. 구성 종목은 매년 2월과 8월 정기 변경된다. 거래소는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10월 중 상장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