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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로 휴업·휴직이 증가하면서 달력에 일할 수 있는 근로일수가 늘어도 노동시간은 좀처럼 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한 지난달에는 숙박·음식업 종사자가 15만명 넘게 줄었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8월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현재 상용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73.1시간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시간(-1.9%) 줄었다. 상용근로자는 180.5시간으로 4.2시간(-2.3%) 준 반면 임시·일용근로자는 99.7시간으로 0.7시간(0.7%) 늘었다.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사업체는 172.5시간, 300인 이상은 175.9시간으로 각각 3.3시간(-1.9%)과 4.0시간(-2.2%) 감소했다.
달력상 근로일수는 23일로 지난해와 같았다. 노동부 관계자는 "통상 상용근로자 근로시간은 달력상 근로일수 증감에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근로일수가 1년 전과 같은데도 사용근로자 근로시간이 4.2시간 준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휴업·휴직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선 7월 노동력조사 결과를 봐도 비슷하다. 6월 현재 1인 이상 사업체 노동자의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167.4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시간(7.7%) 증가했다. 하지만 6월 근로일수는 1년 전보다 사흘이나 많았다. 달력상 일할 수 있는 날짜는 사흘 더 많았지만, 근로시간은 12시간 늘어나는 데 그친 셈이다. 노동부는 휴업·휴직 증가의 여파라고 설명했다.
임금 상승도 둔화하고 있다. 7월 현재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의 평균 임금총액은 352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4만3000원(1.2%) 올랐다. 상용근로자는 372만원, 임시·일용직은 162만3000원으로 각각 2만7000원(0.7%)과 10만7000원(7.1%) 증가했다.
지난해 7월 상승률은 2.8%였다. 상용근로자는 지난해 2.7%, 임시·일용직은 5.6% 각각 올랐다. 상용근로자는 1년 전과 비교해 상승률이 반 토막 이하로 떨어졌다. 노동부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2.9%로 급증했던 2018·2019년보다 낮아진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초과·특별급여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시·일용직은 코로나19로 저임금 노동자가 대거 일자리를 잃으면서 임금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 수는 여섯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사업체 전체 종사자 수는 1851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지난해보다 9만명(-0.9%) 줄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3월 마이너스(-22만5000명)로 돌아선 이후 줄곧 감소세다.
감소 폭은 4월 36만명5000명으로 벌어졌지만, 5월부터는 둔화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공공일자리 확대에 따른 착시효과가 있다. 종사자 수 증감을 산업별로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에 민감한 숙박·음식업은 지난달 15만1000명(-11.8%) 줄었다. 감소 폭이 되레 7월(12만명)보다 커졌다.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은 7월엔 1만8000명 늘었지만, 8월엔 5000명 감소로 돌아섰다. 여행업 등 사업시설관리와 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은 6만5000명(-5.6%)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도 7만7000명(-2.1%) 감소했다. 지난 2월부터 일곱달 연속 감소다. 감소 폭도 7월(7만3000명)보다 벌어졌다.
반면 혈세를 투입하는 공공행정과 국방·사회보장행정은 18만3000명(24.3%),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은 9만5000명(5.3%) 종사자가 증가했다. 공공행정은 증가 폭이 7월(6만4000명)의 2.86배에 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달은 광복절 이후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했으나 공공일자리가 많이 늘면서 감소 폭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