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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산업생산과 투자가 나란히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등이 직격탄을 맞으며 서비스업 생산이 다섯달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소비는 '집콕' 생활이 다시 늘면서 식료품 등의 수요가 늘어 증가했다. 그동안 소비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05.9(2015년=100)로 전달보다 0.9% 감소했다. 지난 6월 반년만에 반등한후 석달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에서 생산이 줄어 3.4%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기·가스업에서 증가했으나 광업과 제조업에서 줄어 전달보다 0.7% 줄었다. 반도체(4.0%) 등에서 증가했지만 자동차(-4.1%) 생산이 줄었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주요 사업체의 신차라인 설비공사가 겹치면서 완성차 생산이 감소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낙농제품 등 식료품(-7.3%)도 생산이 줄었다. 1년전과 비교하면 반도체는 19.6% 증가했고 자동차는 11.4% 감소해 증감폭이 더 벌어졌다.
제조업 생산은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4.0%)를 비롯해 1차금속(4.5%), 화학제품(2.5%) 등이 늘고 식료품(-7.3%), 자동차(-4.1%), 기계장비(-3.8%) 등에서 줄어 전월보다 1.0%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는 앞선 달보다 1.4% 감소했다. 반도체(4.3%), 통신·방송장비(18.7%), 가구(3.6%) 등에서 증가했으나 자동차(-3.9%)와 식료품(-5.0%), 석유정제(-2.8%) 등에서 줄었다. 내수 출하는 전달보다 1.8%, 수출 출하는 0.9% 각각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6.1%)와 전자부품(12.0%), 자동차(2.6%) 등에서 늘고 전기장비(-2.3%), 식료품(-2.6%), 의료정밀광학(-0.9%)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2.1%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9.7%로 전달보다 4.1%포인트(P) 상승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월보다 0.2% 올랐다. 생산능력지수는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한다. 전자부품(1.1%)과 기계장비(0.4%), 반도체(0.2%) 등에서 는 반면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0.4%), 금속가공(-0.3%), 석유정제(-0.3%) 등에서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9.6%로, 전달보다 0.5%P 내렸다. 석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3.7%), 보건·사회복지(0.4%),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0.2%) 등에서 올랐지만, 숙박·음식점(-7.9%)과 도소매(-1.5%), 부동산(-6.7%), 운수·창고(-2.3%), 예술·스포츠·여가(-8.6%)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1.0% 감소했다. 지난 4월 반등한 이후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다섯달 만에 다시 감소했다.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은 감염병 확산에 민감하다 보니 광복절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을 맞았다. -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14.4로 전달보다 3.0% 늘었다. 긴 장마와 태풍 등 날씨 영향과 코로나19 재확산이 겹치면서 '집콕' 생활이 다시 번져 생활가전 판매와 음식료품 등 수요가 는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의복 등 준내구재(-4.4%)는 줄었으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12.7%)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9%) 판매가 늘었다. 8월 가전제품 소매판매지수(197.7)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5년 이래 최고다.
7월부터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폭이 축소되며 그동안 판매가 증가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통계청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의복 등 준내구재(-10.9%)와 화장품 같은 비내구재(-2.1%)는 줄었으나, 가전제품 등 내구재(13.2%) 판매가 늘면서 전체적으로 0.3% 증가하는 등 소매판매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소매판매액은 39조18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늘었다. 소매업태별로는 전문소매점(-10.3%), 면세점(-34.1%), 백화점(-8.0%), 슈퍼마켓·잡화점(-4.1%), 대형마트(-0.2%), 편의점(-0.2%)은 준 반면 무점포소매(30.3%), 승용차·연료소매점(4.3%)은 늘었다. 판매가 급증했던 가구나 안경 같은 전문소매점 판매가 6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긴급재난지원금의 약발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4.4% 줄었다. 두달 연속 감소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5.8%)와 선박·자동차 등 운송장비(-0.2%) 투자가 모두 줄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건축(-6.5%)과 토목(-8.5%)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달보다 7.1%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철도·궤도 등 토목(-39.3%)에서 줄었으나, 주택 등 건축(61.5%)에서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증가했다. 발주자별로는 공기업 등 공공(-34.9%)에서 줄었으나, 부동산업 등 민간(69.5%)에서 늘었다.
경기지수는 두달 연속 동반 상승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7.6으로 전달보다 0.4P 올랐다. 수입액과 건설기성액 등이 감소했으나, 광공업생산지수와 내수출하지수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9로 전달보다 0.6P 상승했다. 두달 연속 100을 넘었다. 건설수주액과 기계류내수출하지수 등이 감소했으나, 경제심리지수와 코스피 등이 증가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경제심리지수는 8월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이전에 조사한 수치여서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