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차입금 5조3000억… 그룹 전체 13조 넘어재무 건정성 악화 우려… 연이은 인수전 참여 부담중장기적 부담 확대… 재무구조 변동시 모니터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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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재무 건정성 확보를 위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두 회사를 모두 품에 안게 될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각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은 있으나 재무적 측면에서의 부담 확대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6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총차입금은 2018년 3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난해 차입금(8조원)을 단순 합산할 경우 그룹의 전체 차입금은 13조원이 넘어선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매년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왔다. 2018년 실적 부진에도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실시한데 이어 현대미포조선의 하이투자증권 매각 등을 추진했고, 2019년에는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지분매각대금을 받아 차입금 부담을 덜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정유부문의 실적 악화와 설비투자 부담 등으로 인해 순차입금이 다시 증가하게 됐다. 이로 인해 재무안정성 지표 역시 소폭 악화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이 연달아 인수전에 뛰어들자 업계에선 재무 건정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게 되면 약 5조원이 넘는 차입금을 떠안게 된다. 

    앞서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본입찰은 11월 진행되며 우선협상대상자는 연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고, 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구조다. 현대중공업그룹 입장에서는 KDBI의 참여로 재무적 부담을 크게 낮췄지만, 재무 건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떠안게 될 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기준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실제 매각금액도 최대 1조원을 웃도는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지난해 1월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에 돌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상반기 기준 차입금은 약 2조9000억원이며, 인수 시점에서 소요자금은 6000억원 내외로 예상된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필요시 1조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약속도 한 상태라 재무 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두산인프라코어까지 인수하게 될 경우,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적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재무적 비용을 감당하기에 충분한지 고려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절차가 완료된다면 조선부문의 비중 확대로 그룹 실적 변동성이 심화될 수 있다. 자금 소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정유부문의 저하된 수익창출력을 감안할 때 차입조달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인수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차입부담, 유상증자 등 추가적인 자금소요로 인해 중장기적인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며 "재무부담 변동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