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경보호청, 저항성 잡초 방제 효과 인정13년간 400억 투자 결실…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 ▲ 팜한농의 '테라도' 국내 시판 제품 이미지. ⓒLG화학
    ▲ 팜한농의 '테라도' 국내 시판 제품 이미지. ⓒLG화학
    LG화학의 자회사 팜한농이 자체 개발한 신물질 제초제 '테라도'가 미국에서 신규 제초제 등록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내 미국에 100만달러 규모의 수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14일 LG화학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청(EPA,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최근 팜한농의 테라도를 비선택성 제초제로 등록시켰다. 비선택성 제초제는 살포된 지역의 모든 잡초를 제거하는 제초제다.

    EPA의 신규 작물보호제 등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신규 의약품 승인에 비견되는 쾌거다. 10조원에 달하는 전 세계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의 20%를 차지하는 미국에 수출이 시작되면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테라도는 미국에서 옥수수·콩·밀·면화 등의 작물을 재배하기 전에 농경지의 잡초를 제거하는 제초제와 건조제용 제초제, 비농경지 제초제로 등록됐다. 그동안 국내 기업의 미국 내 작물보호제(농약) 등록은 지난해 말 잔디용 제초제 등록 사례 한 건이 유일했다.

    이번 테라도의 미국 등록 성공이 주목받는 것은 식용작물용 제초제 등록에는 잔디용 제초제보다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팜한농은 인축(人畜) 및 환경 독성 자료를 포함해 200개 이상의 자료를 제출해 EPA의 까다로운 평가를 통과함으로써 국내 최고의 작물보호제 원제 개발 기술력을 입증했다.

    최근 글리포세이트(Glyphosate)계 제초제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미국, 호주 등지에서는 이들 제초제에 내성을 갖는 잡초가 확산되면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EPA는 기존 제초제와 작용 기작이 다른 테라도를 글리포세이트 저항성 잡초 방제에 효과적인 대체재로 손꼽았다. 또 테라도의 신속한 잡초 방제 효과로 파종 작업이 편리해지고 작물 생산량 증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팜한농은 2005년부터 한국화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인축에 안전하고 환경에 대한 영향이 적으면서도 제초 효과는 우수한 신물질 비선택성 제초제 개발에 매달려 왔다. 이후 13년에 걸쳐 약 400억원을 투자한 끝에 테라도 개발에 성공했다.

    테라도는 피리미딘다이온계의 새로운 접촉형 제초제로, 잡초의 엽록소 생성을 억제하고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잡초를 빠르고 강력하게 방제한다. 잡초의 잎과 줄기의 녹색 부분(엽록체)에만 작용하는 만큼 엽록체가 없는 인축에는 안전하다.

    이유진 팜한농 대표는 "테라도의 미국 진출은 글로벌 제품 경쟁력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 시장 확대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팜한농은 88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비선택성 제초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테라도 특허 및 제품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미국, 일본, 중국, 호주 등 29개국에서 원재 특허를 취득했고, 28개국에서 합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제품등록은 한국, 스리랑카에 이어 미국이 세 번째다.

    현재 호주,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7개국에서 제품 등록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팜한농은 2024년까지 테라도 판매 국가를 약 25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