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2.3%↑·소비 1.7%↑·설비투자 7.4%↑…수출 개선효과숙박·음식점업 직격탄…추석선물·환절기에 소비 증가세동행·선행경기지수 넉달째 동반상승…경제심리·코스피 덕분
  • ▲ 수출 기다리는 자동차.ⓒ연합뉴스
    ▲ 수출 기다리는 자동차.ⓒ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가 재확산하는 중에도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석달 만에 동반 상승했다. 수출 효자 품목 반도체의 선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동차 수출 개선이 생산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최근 산업동향을 보면 자동차 실적 개선 여하에 따라 산업생산 증감이 널을 뛰는 모습이다.

    소비는 추석을 앞두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일시 완화되면서 추석 선물 구매가 는 데다 계절적 요인으로 의복 구매 수요가 겹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08.4(2015년=100)로 전달보다 2.3% 증가했다. 지난 8월 증가세를 멈추고 감소로 돌아선 지 한달 만에 다시 증가로 전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광공업과 건설업에서 생산이 늘어 3.4%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기·가스업에서 감소했으나 광업·제조업에서 증가해 전달보다 5.4% 늘었다. 제조업은 석유정제(-3.0%)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4.8%)와 자동차(13.3%)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5.9% 증가했다. 자동차는 신차 출시와 북미 수출 증가 영향으로, 반도체는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분야 생산이 증가한 게 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영상·음향기기(-22.5%)와 의복·모피(-5.0%) 등은 생산이 줄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반도체는 26.0%, 자동차는 15.4% 각각 늘며 증가를 견인했다. 특히 자동차는 최근 산업생산 동향을 좌지우지하는 모습이다. 앞선 8월 통계에선 자동차(-4.1%) 생산이 줄면서 제조업 생산(-1.0%)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통계청은 신차라인 설비공사가 겹치면서 완성차 생산이 줄어든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증가' 때도 자동차 생산이 살아나면서 반도체와 쌍끌이로 제조업 생산을 이끌었던 게 컸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는 전달보다 6.3%, 수출은 9.0% 각각 증가했다. 내수는 자동차(11.3%)와 1차 금속(8.7%) 등이, 수출은 반도체(20.8%)와 자동차(11.4%), 화학제품(7.7%) 등이 각각 주도했다.

    제조업 재고는 자동차(4.0%), 기계장비(1.7%), 의료정밀광학(2.9%) 등에서 늘고 반도체(-7.7%), 화학제품(-4.7%), 1차 금속(-2.9%)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2.5%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8.8%로 전달보다 11.0%포인트(P) 내렸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월보다 0.7% 올랐다. 생산능력지수는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한다. 반도체(3.3%), 금속가공(0.9%), 자동차(0.5%) 등에서 는 반면 고무·플라스틱(-0.3%), 전자부품(-0.3%), 의료정밀광학(-0.3%) 등에서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9%로, 전달보다 4.2%P 올랐다.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2.4%), 숙박·음식점(-7.7%), 교육(-1.8%), 예술·스포츠·여가(-1.9%) 등에서 감소했지만, 도소매(4.0%), 운수·창고(2.7%), 보건·사회복지(0.7%)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0.3% 증가했다.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은 감염병 확산에 민감한 데도 광복절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에 선방한 셈이다.

  • ▲ 9월 산업활동 동향.ⓒ연합뉴스
    ▲ 9월 산업활동 동향.ⓒ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16.3으로 전달보다 1.7% 늘었다. 8월(3.0%)보다 증가 폭은 둔화했으나 두달 연속 증가다. 승용차 등 내구재(-0.7%)는 줄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추석 선물 집중 구매, 환절기 등 계절적 요인으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1%)와 의복 등 준내구재(1.5%) 수요가 늘어난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다만 통계청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의복 등 준내구재(-11.0%)는 줄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6%)와 승용차 등 내구재(19.7%) 판매가 늘면서 전체적으로 4.4% 증가하는 등 소매판매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소매판매액은 42조17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늘었다. 소매업태별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문소매점(-7.9%), 면세점(-34.9%), 백화점(-8.2%), 편의점(-0.8%)은 준 반면 무점포소매(36.1%), 승용차·연료소매점(10.9%), 대형마트(8.0%), 슈퍼마켓·잡화점(4.2%)은 늘었다. 증가세를 보이던 안경 같은 전문소매점 판매가 6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긴급재난지원금의 약발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7.4% 증가했다. 두달 연속 감소하다 반등했다. 지난 3월(7.5%)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1.5%) 투자는 줄었으나 선박·자동차 등 운송장비(34.3%) 투자가 늘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건축(7.0%)과 토목(5.0%)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전달보다 6.4%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철도·궤도 등 토목(-53.8%)에서 줄었으나, 주택 등 건축(42.7%)에서 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발주자별로는 민자(-95.3%)와 공기업 등 공공(-5.4%)에서 줄었으나, 부동산업 등 민간(39.4%)에서 늘었다.

    경기지수는 넉달째 동반 상승했다. 4개월 연속 동반 상승은 2005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동반 상승한 이후 처음이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7.9로 전달보다 0.3P 올랐다. 서비스업생산지수와 소매판매액지수 등이 감소했으나 광공업생산지수와 내수출하지수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3으로 전달보다 0.4P 상승했다. 석달 연속 100을 넘었다. 건설수주액이 줄었으나 경제심리지수와 코스피 등이 증가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