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급락, 내년까지 달러화 약세 전망 미 대선 바이든 후보자 당선 시 1100원선 위협 해외 주식 투자 나선 원정개미, 환차손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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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달러화 약세로 해외 주식에 투자한 서학 개미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에도 원·달러 하락 추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환차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3일 오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3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일(1133.6원) 대비 0.6원 내린 1133원에서 출발해 1132.4∼1133.6원에서 등락을 거듭한 뒤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시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선거는 3일(현지시간) 오전 0시(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위안화 강세, 미국 경기 부양책 타결 기대감, 바이든 당선 가능성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9월부터 무서운 속도로 추락하면서 10월 27일 1125.5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3월 4일(1124.9원) 이후 약 1년 8개월만에 최저치다. 

    올해 초 코로나19 충격으로 1300선 진입을 목전에 두고 외국인의 ‘셀 코리아’를 부추긴 것과 반대 흐름이다. 지난 3월 19일 환율은 40원 폭등한 12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 상승폭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30일(43원50전) 후 가장 컸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원화 가격 약세가 심화되면 외국인들은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주식·채권 매도를 더욱 늘릴 수 있다.

    환율 하락(원화 강세) 국면에는 환차익이 발생하는 만큼 외국인 자금 유입을 가속화화는 계기가 되지만, 반대로 해외 주식을 매수한 국내 투자자들은 환차손 우려가 높아진다. 달러화로 표시된 해외 주식을 팔아 원화로 바꿨을 경우 투자자들의 손에 쥐는 돈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저가 매수 전략으로 해외 주식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이 늘어난 만큼 손실 규모도 적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직전 분기(758억6000만 달러)보다 20.0% 증가한 910억6000만달러(약 103조1891억원)로 집계됐다. 역대 분기 사상 최대치다.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620억2000만달러로 전 분기(434억6000만달러) 대비 42.7% 늘었다.

    전문가들은 가팔랐던 원화 강세 속도를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세계 경제 경기 회복 국면 진행으로 내년까지 달러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벨 부담에 당국의 구두개입 지속되고 있으며 바이든 당선에 따른 선반영 인식 있는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 선거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달러화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라며 "전통적으로 미국 공화당은 경기부양 정책을 선호해 달러화 약세 정책을 선택했으며, 미국 민주당의 경우 자유무역과 함께 상대적으로 달러화 강세를 용인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1100원선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2조 달러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투자한다는 공약을 내걸면서 재정 적자 증가에 따른 환율 하락 압박이 커질 것이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