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급락 뒤 1080선 중반에서 속도조절…장기적으로 추가적 환율 하락은 불가피 1050원선 마지노선 예상…유동성 공급기조 중단될 내년 하반기 터닝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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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당분간 하향 흐름이 유지되면서 1050원대가 지지선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와 같은 1082.1원에 보합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환율은 소폭 상승한 1080원대 중반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 나흘만에 원·달러 환율은 24.4원 급락해 2018년 6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최근 원화 강세 폭이 워낙 컸던 탓에 속도 조절에 들어간 모습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부양책 합의와 백신 긴급사용 승인 등을 향한 기대로 위험 선호가 살아나면서 이번 주는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그러나 가파른 하락에 따른 기술적 부담 때문에 속도 조절을 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에선 추가적인 환율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완화조치를 계속해서 내놓자 달러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고, 유동성에 투자자금은 급격히 위험자산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향후 환율 지지선을 1050~1060원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9~2011년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로 달러가 약세를 띨 때 원화 환율은 1530원에서 1050원까지 하락했다"며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감안하면 1050원대에서는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4월에 기록했던 달러당 1060원을 마지노선으로 봤다. 

    권 연구원은 "2017~2018년 원화가치는 달러당 1200원에서 1060원까지 상승했는데 이때와 지금의 거시경제 환경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면서 "글로벌 경기가 좋을 때 원·달러환율은 균형환율의 -5%까지 내려가는 모습이 종종 나타났던 걸 고려하면 1110원의 -5% 수준인 1060원이 다음 하단 지지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환율의 반등 시점은 내년 2분기 이후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발 경기 약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가 터닝포인트라는 분석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락세가 중간에 코로나 백신 보급 등에 따라 주춤거리며 속도가 늦어질 수는 있으나 미국 차기 대통령의 경기부양정책과 각 국가 중앙은행의 경제 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공급, 미 연준(Fed)의 금리 완화정책, 위험자산 선호 심리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화 하락 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는 유동성 공급 기조가 끝나고 코로나19 대응 정책도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시장에서는 반등 기조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급격한 이슈가 나타나지 않는 한 약달러가 서서히 전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