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환경 코로나19와 환율변동에 달려원달러 1110원대 급락, 기업손익분기점 하회반도체-中企 환리스크 커… 지원책 준비해야
  • ▲ 환율변동폭이 커지면서 내년 수출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도체 산업은 특히 환율변동에 민감한 산업으로 꼽힌다. 하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제2공장(P2) 전경.
    ▲ 환율변동폭이 커지면서 내년 수출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도체 산업은 특히 환율변동에 민감한 산업으로 꼽힌다. 하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제2공장(P2) 전경.
    환율 급등락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수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주요 기업들은 내년 전망에 환율을 중요한 변수로 꼽으며 사전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국내 수출기업 80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최근 수출기업의 환율 인식과 영향'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1.3%가 내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긍정적 답변을 한 기업들은 내년 경영환경에 영향을 미칠 이슈로 코로나19 확산세 지속(42.9%)와 환율변동 심화(26.7%)를 꼽았다. 수출기업 10곳 중 7곳이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른 수출 반등을 기대하면서도 환율 변동에 따른 수익구조 악화를 우려하는 셈이다.

    이들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심화(10.7%), 미중 무역갈등(7.5%)보다 환율을 더 중요한 변수로 지목했다.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는 무역관세나 통상환경 변화보다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환(換)리스크에 예민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수출기업들이 제시한 내년 사업계획 환율은 원달러 기준 평균 1140원으로 수출 시 최적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환율은 1167원이라고 응답했다. 수출 손익분기점 환율은 1133원으로 조사됐다.
  • ▲ 환율변동폭이 커지면서 내년 수출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도체 산업은 특히 환율변동에 민감한 산업으로 꼽힌다. 하진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제2공장(P2) 전경.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 변동폭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발발 시점인 지난 3월 1280원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온 뒤 지난 18일 1103.5원을 기록했다. 24일 오전 10시 현재 1111.5원으로 전일대비 0.5원 하락했다. 수출기업이 제시하는 내년 손익분기점을 하회하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 결제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이 전체의 91.4%에 달하는 만큼 가장 중요한 변수다. 반도체와 가전 등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은 손익분기점 환율이 1159원과 1153원으로 타 품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 중소·중견기업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133원, 1135원으로 대기업(1126원)보다 높다. 반면 중소기업 61.1%, 중견기업 33.9%는 이렇다할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고 있어 환율 급등락시 피해가 더 커진다. 대기업의 경우 환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는 곳은 8.9%에 불과했다.

    강성은 무역협회 연구원은 "미국 경기부양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낮아지면서 원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111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환리스크 관리에 대한 기업의 인식 제고와 함께 관련 지원책도 미리부터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