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영업익 1조3000억… 전년比 175% 급증D램·낸드 가격 하락에 전분기 대비로는 감소서버 부진·공급과잉으로 메모리 부진 4Q 이어질듯
  • SK하이닉스가 메모리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3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4일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 8조1287억원, 영업이익 1조299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9%, 175%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6%, 33.2% 줄었지만, 2분기 연속 분기 영업이익 1조 이상을 달성하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1조946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지난해 1분기 이후 5개 분기만에 2조원에 육박하는 호실적을 거둔 바 있다.

    D램의 경우 서버 고객의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과 그래픽 신규 수요와 일부 컨슈머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한 결과 전분기 대비 출하량은 4% 증가했다. 낸드는 모바일향 제품과 신규 게임콘솔향 SSD 판매 확대로 전분기 대비 9% 늘었다.

    메모리 가격 하락이라는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긴급주문 효과와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중화권 고객의 추가 주문이 이를 상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약 1개월 동안 서버와 스마트폰, 통신장비 등 주력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 재고 축적을 위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메모리반도체 회사로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를 집중 구매했다.

    화웨이는 SK하이닉스 매출의 11%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인데 이 기간에는 평소보다 많은 양의 반도체를 기존 대비 비싼 가격에 구매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 8~9월에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메모리 반도체를 집중 구매할 때 가격이 기존 대비 조금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다가 화웨이 판매로 SK하이닉스는 서버 D램 보유 재고도 조절할 수 있어 전체적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IT기기 수요가 증가한 점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32% 성장했다.

    다만 메모리의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특히 낸드의 경우 공급 과잉률 심화로 전분기 대비 가격 하락 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서버향 제품의 가격 약세로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가격(ASP)은 각각 7%, 10%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는 ASP하락에도 불구하고 분기 말 화웨이 영향으로 우려 대비 개선된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지만, D램은 아직 재고조정 부담이 있고 낸드는 업황 악화가 진행 중"이라며 "서버, 모바일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D램은 10나노급 2세대(1Y) LPDDR5의 판매를 확대하는 등 모바일 수요 대응에 집중하는 한편, 고용량 낸드플래시와 결합한 uMCP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64GB 이상 고용량 서버향 제품 판매 비중을 높이고 HBM 제품 판매를 극대화하는 등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서버 D램 시장 내에서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도 안정적인 모바일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동시에, 3분기에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128단 기반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D램 낸드 가격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출하량 등은 사업 관점에서 차질없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D램 가격 흐름은 4분기까지 약세를 보이겠지만 내년 1분기부터는 응용별 이연 수요, 서버 중심의 재고 조정 진행 등을 감안하면 안정화할 것"이라며 "낸드도 내년 상반기 모바일 수요에 기인해 하락세가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