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시작, 경합주 엎치락뒤치락… 세계경제에도 영향 불가피경제전문가 "대외의존도 큰 韓… 트럼프보다 바이든이 도움돼"미·중 갈등 풀리는 변곡점 되나… "트럼프 돼도 대응톤 바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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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연임에 도전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뒤쫓는 형국인 가운데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한국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경제전문가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트럼피즘'으로 대변되는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한 보호무역주의에 큰 변화가 예상되며 한국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견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해도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다소 톤 다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미국 대통령 선거가 3일(현지 시각) 치러진 가운데 개표에 들어갔다. 지난해 1월 민주당 후보의 출마선언을 시작으로 22개월간 이어진 대장정이 종착점에 다다른 것이다.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트럼프노믹스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중 경제 성적표를 무기로 '4년 더'를 호소했다. 올 들어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가 터지면서 민감한 지표인 실업률이 폭증하는 등 고전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실업률이 평소 수준인 3%를 웃돌면 대통령이 연임에 실패한다는 통설이 있다. 지난 230년간 미국 대통령 44명 중 재선에 실패한 사람은 10명뿐이다. 현역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한다.바이든 후보는 코로나 사태의 빈틈을 파고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전염병 대응 실패론을 집중 부각했다. 미국의 전통적 가치 회복을 내세워 '반(反)트럼프' 전선을 형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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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문가는 누가 당선되던 지난 4년보다는 글로벌 교역환경이 나아질 거라는 견해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바이든 후보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철수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다시 가입하고 글로벌 교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65% 이상인 우리나라의 경우 교역이 늘어날 테니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표를 앞두고 미국 증시에서 전기차 분야 주가가 올랐다. 전통적인 지지 산업기반이 석유·철도 등인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미래차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를 키우겠다고 했다"면서 "전기차 배터리 등 이 분야 투자를 늘리는 우리 산업에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바이든 후보가 될 경우 트럼프 행정부보다 국내 재정 운용을 더 확장적으로 할 수 있다"며 "이는 수출이 많은 우리나라에 더 낫다"고 거들었다.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그동안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보인다. (미국민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단기 부양책을 더 크게 쓸 거고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낮아질 거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우리도 경제적인 관점에선 바이든 당선카드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경제에 있어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은 제일 나쁜 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로 전통적인 자유무역 질서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왔다. 중국, 유럽연합(EU)과도 갈등을 빚어왔다"면서 "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는 악영향을 줬다. 기업의 경우 미국의 압박에 중국에 있는 공장을 빼서 미국에 지어야 하는 등 부담이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
세계경제 전망에 있어 대외적인 하방리스크로 꼽히는 미·중 무역 갈등과 관련해선 김 교수는 "바이든 후보는 무역적자와 상관없이 무역전쟁을 치열하게 하지 않고 교역 권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 했다"며 "미·중 사이에 낀 한국으로선 (바이든의 정책이) 환영할 만하다"고 평가했다.정 교수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자유무역, 민주당이 보호무역주의 성향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로 했다"며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덜할 것 같긴 하지만, 민주당이 기본적으로 보호무역주의 입장이어서 크게 바뀔 거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정 교수는 미·중 간 기술패권 갈등과 관련 "중국 대표 IT(정보기술)기업인 화웨이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우리 기업이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없잖다"면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의) 성장 기반은 수출이었고, 당시 미국은 세계의 시장,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다. 지금은 미·중이 갈라진 상황이어서 앞으로 (우리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신남방 등 신규 시장을 어디로 확장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 교수는 "통상문제에 접근하는 두 후보의 태도가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유형이라면 바이든 후보는 조용한 외교를 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면 대중 강경노선을 유지하고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친중 전략을 펼 거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중국을 견제하는 노선은 민주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부터 전략 변화가 있었던 부분"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방향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대(對)중국 노선에 다소 변화가 있을 거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대결구도를 형성한 배경에는 대선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정치적 의도 깔려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도 장기적으로 중국과의 갈등이 경제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재선에 성공하면 더는 선거전략에 활용할 필요가 없으므로 중국을 대하는 톤이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민주당이 통상정책에 있어선 보호무역 색채를 띠었던 만큼 누가 되든 유의미한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통상환경과 관련해 "바이든 후보가 다자협상주의라서 세계 통상환경 측면에선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누군가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상황이 되면 좋지 않겠지만, 현재로선 두 후보 간 통화·재정정책에도 큰 차이가 없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가 지속될 거고, 재정정책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냉각기가 길어지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선 누가 당선돼도 별 도움이 안 될 거라는 의견이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 들어 불거진 한·일 양국의 갈등은 근본적으로 역사문제에 대한 인식차에 기반한 것이어서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미국이 개입해 어떤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내년부터 대선정국이 본격화한다고 보면 문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외교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잔여 임기가 반년쯤 남았다. 한·일 간 경색국면은 차기 정부가 풀 과제"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