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소비 확산에 비통신 사업서 가시적 성과무선 사업은 정체… ARPU 감소 지속이통 3사, B2B 공략부터 사명변경 의지까지
  • ▲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KT 기자간담회에서 B2B DX 시장 1등 기업 실현을 위한 비전을 설명하는 모습. ⓒKT
    ▲ 구현모 KT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KT 기자간담회에서 B2B DX 시장 1등 기업 실현을 위한 비전을 설명하는 모습. ⓒKT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산에 수혜를 입은 이동통신 3사가 탈(脫)통신 행보에 보다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주력인 무선 사업 매출의 성장이 정체된 것과 달리, 비통신 사업의 성과는 날로 높아지면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매출 4조 7308억원, 영업이익 361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 19.7% 증가한 수치다.

    회사 측은 뉴비즈 사업인 미디어, 보안, 커머스 부문의 매출 호조를 이번 실적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미디어 부문 매출은 9668억원, 보안 부문은 3533억원, 커머스 부문은 2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 15.5%, 18.7%씩 증가했다. 

    반면 무선 매출(2조 9406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비통신 사업에 비해 저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 6500억원, 251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4%, 60.6% 늘어나는 등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스마트홈(IPTV·초고속인터넷) 사업의 성과가 이번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스마트홈 사업 매출은 5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오는 6일 실적을 발표하는 KT의 매출 전망치는 6조~6조1000억원으로 무선 사업의 경우 지난해(1조 726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기준 이통 3사의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하락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에 비춰 최근 몇 년간 비통신 사업 확대를 선언해온 이통 3사도 올해에는 관련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KT다. KT는 최근 '디지털-X 서밋 2020'을 열고 B2B DX(디지털 전환)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을 알렸다. 그간 네트워크 인프라 우위를 기반으로 B2C 중심의 사업을 진행한데 이어, B2B 시장으로 DX 역량을 확장해 미래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27일 열린 'T팩토리' 온라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SK텔레콤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달 27일 열린 'T팩토리' 온라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SK텔레콤
    이를 위해 이달 중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결집한 'KT DX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며, 가정에서 산업현장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로봇 시장 장악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KT는 전홍범 AI·DX융합사업부문장 부사장을 필두로 한 'AI 로봇단'을 신설하는 등 로봇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 또한 2025년까지 비통신 부문의 매출 비중을 50%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구 대표는 "앞으로 KT는 통신기업 '텔코'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로 변화하겠다"며 "2025년 전체 매출은 20조원이 되고, 이 중 통신과 비통신의 비중은 5대 5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올 초 탈통신 행보를 골자로 한 사명 변경 의지를 내보인데 이어, 최근에는 ICT(정보통신기술) 멀티플렉스 'T팩토리'를 선보이며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T팩토리 온라인 간담회에서 "SK텔레콤 브랜드로서 T는 이동통신으로서의 의미가 강했다"며 "지금 만든 T 로고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의미를 가진 T 로고를 새로운 BI(브랜드 아이덴티티)로 만들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무선사업과 뉴비즈 사업 두 축으로 재편했으며, 뉴비즈 사업의 핵심인 미디어, 보안, 커머스 부문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사회를 열고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 연내 'T맵모빌리티'(가칭)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퀄컴 테크놀러지, 벨 캐나다, KDDI, 차이나텔레콤 등과 세계 첫 5G 콘텐츠 연합체 'XR 얼라이언스'를 출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MR(혼합현실) 등을 포괄하는 XR(확장현실) 콘텐츠 제작에 시동을 건 상태다. 지난달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 전시회 '2020 로보월드'에서 5G 기반의 무인지게차·물류 로봇 등을 선보이는 등 B2B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