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관련 비용만 5000억원인데 물류센터에 6000억원 투자OTT기업 M&A부터 택배사업, 배달서비스, 핀테크까지 사업 확장결손금 3조7000억원에도 과감한 투자… 추가 유상증자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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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을 보면 현재 적자는 아무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한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쿠팡의 투자는 그 자체로 자산매각, 점포폐점에 나서는 유통업계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 물류센터 투자만 총 5곳, 그 규모만 5800억원 수준이다. 

    이 외에도 택배사업 진출이나 OTT(Over The Top)사업 진출, 배달시장 강화 등 올해 쿠팡의 투자내역을 열거하지면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6일 유통업계 따르면 쿠팡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쿠팡은 지난 5일 제천에 첨단물류센터 설립을 발표했다. 투자금만 1000억원 규모다. 올해 쿠팡이 설립하기로 한 물류센터는 대전, 충북 음성, 광주, 경북 김천시를 포함해 총 5곳에 달한다. 투자금만 5840억원 규모다.

    쿠팡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방역대책으로 5000억원 수준의 지출을 부담하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규모다. 

    사업다각화에도 적극적이다. 쿠팡은 지난 7월 싱가포르의 OTT업체 훅(Hooq)의 소프트웨어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사업목적에 온라인음악서비스제공업, 기타 부가통신서비스(온라인 VOD 컨텐츠 서비스) 등을 추가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국토교통부에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1년만에 택배사업자 재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이 외에 올 초 분사한 쿠팡페이를 비롯해 배달서비스 쿠팡이츠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인재 영입도 돋보이는 수준이다. 지난 9월 유인종 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상무를 안전분야 부사장으로 영입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강한승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경영관리총괄 대표이사 사장으로, 투안 팸 전 우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신임 CTO로 영입하기도 했다.

    쿠팡의 현재까지 누적 결손금이 3조7600억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공격적인 행보는 전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업계가 투자를 줄이고 점포 구조조정 등 보수적인 경영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올해 쿠팡의 적자규모는 1조원을 크게 넘어서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쿠팡의 자본총계는 492억원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지난해 7900억원, 2018년 1조3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있었기에 자본잠식에서 겨우 벗어난 상황이다. 업계에는 올해도 쿠팡에 상당한 규모의 자금 수혈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 쿠팡을 두고 ‘적자에 아랑곳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쿠팡의 모기업인 쿠팡LLC는 세계최대의 사모펀드 비전펀드로부터 2015년, 2018년 총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이마저도 올해 전부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비전펀드가 최근 손실 규모가 커진 만큼 추가 투자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쿠팡의 투자는 분명 올해 들어 더 거침없이 과감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기존에 e커머스 시장을 잠식하는 것에 목표를 뒀다면 이제는 이를 기반으로 다양하게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유통업계가 생존과 위기극복에 총력전을 펼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