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지급액 9946억원…6개월만에 1兆 밑으로고용보험 가입자 30만명대… 청년·노인 재정일자리 탓숙박·음식업 2.2만명 감소…제조업 14개월째↓
  •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구직활동을 한 실업자에게 주는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이 반년 만에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누적 지급액은 9조9803억원으로 10조원 돌파를 코앞에 뒀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소주성)으로 최저임금이 급증한 2018년부터 3년간 실업급여 지급액 규모가 2배나 껑충 뛰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두달 연속 30만명대로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본격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하지만 정부의 청년·노인 일자리사업 재개가 만들어낸 거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고용행정 통계로 본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99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3143억원) 증가했다. 지난 5월 고용보험제도 도입(1995년) 이후 처음으로 지급액이 1조원을 넘어선 뒤 계속 1조원을 웃돌다 여섯달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1~10월 누적액은 9조9803억원이다. 사상 처음으로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실업급여 지급액 규모는 문재인 정부 들어 3년간 2배로 급증했다. 2017년 5조248억원이던 실업급여 지급액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최저임금이 급증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최저임금은 실업급여 지급액의 기준이 된다. 최저임금은 현 정부 들어 2018년 16.4%, 2019년 10.9% 급격히 올랐다. 실업급여도 덩달아 2018년 6조4549억원, 지난해 8조917억원으로 각각 28.46%와 25.36% 폭증했다. 올해는 본예산에 9조5158억원을 반영했다가 3차 추경까지 더해 12조9095억원 규모로 늘었다. 10월까지 지급액은 이미 본예산 규모를 넘어섰다.

    지난달 총 64만3000명이 실업급여를 받았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 53만6000명을 시작으로 7월 73만1000명까지 증가세가 이어지던 실업급여 수급자는 8월 70만5000명, 9월 69만8000명 등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42만8000명과 단순 비교하면 50.2% 증가했다. 신규 신청자는 8만8000명이다. 1년 전보다 5000명(6.0%) 늘었다. 9월보다 1만1000명 줄었다.

    신규 신청자 중에선 제조업(1만6000명)과 도·소매(1만2900명), 건설업(1만100명), 사업서비스(9200명), 숙박·음식(8700명), 보건·복지(7800명) 등에서 주로 신청했다.

    노동부의 고용통계는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영세자영업자와 프리랜서, 건설일용직 노동자, 보험설계사와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직 종사자는 통계에서 빠졌다.
  • ▲ 서울 도심에서 노인들이 거리 청소를 하는 모습.ⓒ뉴데일리DB
    ▲ 서울 도심에서 노인들이 거리 청소를 하는 모습.ⓒ뉴데일리DB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423만명이다. 지난해보다 36만4000명(2.6%) 증가했다. 두달 연속 30만명대를 유지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이전인 2월(37만6000명)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50만명대 고공행진을 하다가 지난 5월 15만5000명까지 떨어진 후 6월부터 회복세를 보인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은 가입자가 늘고 제조업은 줄었다. 서비스업은 지난달 984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만3000명(4.2%)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 공공행정(19만9000명)과 보건복지(10만2000명), 전문과학기술(6만명)이 증가를 견인했다. 코로나19로 지연됐던 정부의 재정일자리 사업이 비대면·야외작업을 중심으로 재개된 데 따른 효과다. 공공행정의 경우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반면 호텔·음식점업 등 숙박·음식업분야(-2만2000명)와 운수업(-6000명), 여행업을 포함한 사업서비스업(-5000명)은 줄어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졌다. 도·소매업도 증가 폭이 3000명에 그쳤다. 1년 전(5만3000명)과 비교하면 5.6%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은 가입자 수가 352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4만5000명(1.3%)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감소 폭은 7월 6만5000명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월(9만9500명) 이후 최대를 기록한 후 8월 6만3000명, 9월 5만1000명 등으로 둔화하는 모습이다.

    업종별로는 의약품(4000명)과 섬유(3000명)에서 늘었지만, 자동차(-8000명)와 전자통신(-6000명)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의 해운 재건 목표에 따라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면서 가입자가 늘던 조선업 등 기타운송장비도 지난달 7000명이 줄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중·소 조선사의 불황과 업계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제조업은 앞으로 '바이든 효과'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다자주의를 내세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사실상 미국 우선주의를 외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따돌리고 승리하면서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글로벌 교역에 훈풍이 불지 관심이 쏠린다.

    나이별로 증감을 보면 29세 이하(3000명)와 40대(5만1000명), 50대(12만6000명), 60대 이상(23만8000명)에서 늘었다. 29세 이하는 여덟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재정을 투입하는 청년·노인 일자리 재개가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30대는 제조업과 도·소매, 건설업을 중심으로 5만명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