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자영업자 살림살이 팍팍…대출로 버텨개인사업자대출 올해만 41조 불어나…작년엔 24조대출 지원책 끝나는 내년 잠재 부실 현실화 우려
  •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영난에 허덕이는 개인사업자들의 빚이 쌓이고 있다. 올해에만 벌써 41조원이 불어난 가운데 이자 부담은 더 커지는 실정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개인사업자(자영업자)대출은 올해 10월 말까지 41조8000억원 늘어났다. 대출 누적 잔액은 380조2000억원에 달한다.

    과거 연간 대출 증가규모가 2018년 25조원, 2019년 24조7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올해 대출에 손을 벌린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통상 매달 1~2조원대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널뛰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4월 개인사업자대출은 역대 최대 규모인 10조8000억원 증가했고, 5월에도 7조7000억원 급증했다. 

    이후 6~8월에는 2조원대 증가세를 보이며 주춤했다가 9월과 10월 각각 3조4000억원, 4조3000억원 늘어나며 다시 증가세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개인사업자대출이 급증세를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매출 감소로 기업들이 사업체 유지를 위해 운전자금대출을 늘린 상황에서 정부와 금융권의 각종 지원책 집행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대상 초저금리대출이나 중소·중견기업 정책자금 지원 등 코로나 피해기업에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원금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한 게 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실제 5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소상공인 대상의 2차 금융지원 프로그램(긴급대출)의 집행 실적은 2조3500억원에 달한다. 9월부터 2차 대출 한도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대출이 더 불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2차 긴급대출도 대출 증가세를 부추겼다"며 "또한 지난달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자금 수요도 함께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은행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대출에 속한다. 개인사업자대출이 급증한 탓에 중소기업대출도 10월 한 달간 8조2000억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은 1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8~9월에는 -2조4000억원 순감하기도 했다. 그만큼 소규모 기업들의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이 대출을 받아 버티고 있어 이자 부담은 물론 대출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특히 내년 3월 코로나19 관련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면서 잠재 부실이 누적되고 있는 점도 발목이다. 

    자영업자의 1인당 부채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평균 부채(2018년 말 기준)는 1억6428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742만원(4.7%) 늘어난 액수다. 

    통계청이 개인사업자대출 실태를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것을 감안하면 올해 평균 부채가 더 큰 폭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