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前 사회문제·출산後 개인문제?… 의료시설 확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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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합계출산율 0.92명. 정부는 심각한 문제라 여기고 각종 출산 장려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미 태어난 아이가 중증 환자가 되었을 때, 정부와 사회의 지원은 미비하다.국내 가정에서 인공호흡기를 비롯해 여러 의료기기에 의지하고 있는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는 10만 명 당 4.4명이다. 최근 2년 사이 환자는 3배로 늘어 증가세가 뚜렷하다.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우, 국가 또는 병원 중심의 돌봄 서비스가 지원된다. 반면, 국내는 퇴원 후 가정 돌봄에 대한 지원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때문에 중증 소아청소년을 둔 가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계속됐다.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유현, 김민선 교수팀은 중증 소아청소년환자 중 가정용 인공호흡기, 기관 절개관, 산소 치료, 흡인 기구, 경장영양관, 정맥영양 등 의료기기를 유지하면서 가정 내 돌봄을 지속하는 74명의 중증 소아청소년 환자의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분석해 13일 발표했다.연구에 따르면 주돌봄 제공자는 부모가 91.9%로 대부분이었다. 하루 평균 14.4시간 동안 환자를 돌보며, 수면 시간은 5.6시간으로 조사됐다.이들은 연속 수면이 어려워 심각한 수면 부족을 경험했다. 보호자는 하루 평균 몸에 분비물을 뽑는 흡인 치료 17.7회, 체위 변경 6.8회, 음식물 등 영양 공급 6.4회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생활에 사용하는 시간은 평균 2.4시간에 불과했다.연구팀은 주돌봄 제공자인 부모에게 간병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휴식을 물론 개인, 가정의 용무를 볼 수 있게끔 해주는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의료진의 주기적인 가정 방문은 간병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겨우 서울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단 2개 기관에서만 중증 소아청소년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다.서울대병원은 중증 소아환자를 단기간 보호자 없이 24시간 간호·간병하는 국내 최초 단기 돌봄 의료시설인 어린이 완화의료센터를 개설한다.2022년 건립 예정으로 넥슨과 정부에서 각각 100억 원, 25억 원을 지원했다. 중증 소아환자는 의료진의 사전 평가를 거쳐 보호자 없이 1회 6박 이하, 연간 최대 14일까지 입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최유현 교수는 “중증 소아환자의 가정 돌봄은 더 이상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의료계와 국가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 의료 현실에 맞는 서비스 개발과 적용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는 ‘바이오메드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