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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신차개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판매 부진에 빠진 가운데 계속되는 노조 파업 속에 생산차질이 2만대가 넘었다.
급기야 노무리스크에 질린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에 대한 투자계획 철회 뜻을 내비치고 있어 신차개발도 멈춰설 지경이다. 아예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마저 팽배하다.
경영정상화를 진행 중인 한국지엠 입장에선 여간 아픈 대목이 아니다. 코로나 여파를 이겨낸 글로벌 모범 사업장으로 GM 내부에서 역할이 커질 수 있었는데 모든게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17일부터 다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벌여온 파업 일정이 이달 20일까지 연장된 것.
17일 기준 올해 누적 파업일수는 총 12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한 생산손실이 벌써 2만대 이상이다. 추가 파업이 예정돼 있는 만큼 손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선 노조의 무리한 파업으로 GM이 한국 투자계획을 철회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GM은 지난 6일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 생산을 위해 예정돼 있던 부평공장 투자 관련한 비용 집행을 보류하고 재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약 2150억원 가량 예정됐던 투자는 현재 잠시 멈춰진 상태다.
일각에선 GM이 투자계획을 보류하는데 그치지 않고 철회까지 강행할 수 있다 예상한다. 이 경우 한국지엠은 신차개발이 더 이상 어려워져 경영 정상화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4년간 창원공장에 9000억원을 투자하겠다 밝혔다. 2021년 연말까지 차세대 CUV 차량을 개발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숱한 철수설에도 GM이 한국지엠을 살리겠다고 결정한 것은 글로벌 수출에 있어 한국지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단 믿음 때문이었다. 올해는 코로나 여파까지 완벽하게 극복하며 과거의 아픔을 잊고 전략적 요충지로 입지를 다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노조 파업으로 이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일감이 없어 구조조정이 한창인 사업장도 있는데, 임금을 올려달라며 파업을 일삼는 노조의 행태를 GM에선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GM 입장에선 수많은 글로벌 사업장을 두고 파업 리스크가 큰 한국지엠을 키워야 할 필요가 없다. 부평공장에 대한 투자계획이 보류됐단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지엠 철수설이 다시 불거진 이유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전세계 사업장에선 코로나 여파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한국은 파업을 일삼고 있으니 본사에서 곱게 볼리가 없다"며 "날로 커지는 파업 리스크에 GM이 신차개발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