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극단적 대중정책 완화 가능성다만 큰 틀의 대중 압박 기조 이어질 전망면세업계 "당장 코로나 극복이 문제"… 식품가 "지켜봐야"
  • ▲ 2013년 12월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정책 연설을 하는 조 바이든(당시 부통령). ⓒ연합뉴스
    ▲ 2013년 12월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정책 연설을 하는 조 바이든(당시 부통령). ⓒ연합뉴스
    내년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책 기조 방향에 달라질 세계경제 흐름에 대한 국내외 경제연구소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해외 시장을 확장 중인 국내 유통업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중 관계 변화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거듭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국내 유통·식품기업들은 어떤 영향이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유통 기업의 경우 미중 관계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향후 전략이 절실하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 확실시 이후 전문가들은 미국의 극단적 대중 봉쇄 조치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지난 9일 진행된 '한·중 글로벌 경제협력 포럼'에서도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바이든 시대, 한-중 경협 방향'이란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對)중국 정책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압박 무역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연대에 동참할 것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에 진출했던 국내 유통기업들의 손해는 막대하다. 롯데의 경우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20여개 계열사가 중국에서 사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롯데마트 전면 철수, 백화점도 대부분 사업을 정리했다.

    이마트도 중국당국의 규제, 사드 사태를 피해가지 못하고 중국 사업을 접어야 했다. 최근 베트남에서도 베트남당국의 규제 등에 부딪혀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미국 시장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당국의 외국 기업 진출 규제는 지속적으로 강화돼왔고, 이번 바이든 정부도 완전히 대중 정책에 변화를 줄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면서 당분간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사업 확장을 꾀하기는 어렵게 됐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면세업계다. 이미 중국 정부가 자국 면세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매출이 얼어붙은만큼 미중 관계의 압박은 부담이다. 다만 면세업계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전략 수립보다는 당장의 코로나19 직격탄 상황을 해결하는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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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국 정부는 개인의 면세한도를 높이는 등 면세 규제정책을 완화하며 하이난 면세점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내륙 면세점까지도 이같은 정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면세점에서 해외 면세사업자에게 세관 신고를 마친 면세물품을 보내주는 한시적 제도인 '3자 국외반송'도 이달로 종료될 예정이다. 

    중국의 보따리상(따이공)이 입국 없이도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사태 속 몇 안되는 대안으로 꼽혀왔지만 이마저도 새해부터 끊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와 관련된 전략은 너무 먼 얘기"라며 "물론 미중 관계, 우리 정부와 중국과의 관계가 우호적이라면 좋겠지만 지금은 그 단계를 논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도 "코로나19 영향이 사라지지 않으면 사업을 영위해나가기 어렵다"며 "미국 정권 변화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개월 후, 몇년 후인 미국 상황과 현재 업계의 상황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 수출 중인 식품업체들 역시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다만, 바이든 정부 출범이 대중국 수출이나 해외 시장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아직 지켜봐야 하긴 하지만 큰 틀에서 미국의 기조가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중국 수출 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리온은 중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30년 간 중국에서 제과사업을 진행한 오리온의 경우 이미 현지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정치적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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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온 관계자는 "수출이나 새로 진입하는 것이 아니라 오리온은 오래 전 중국에 진출해 거의 현지기업처럼 사업이 현지화돼 있는 상황"이라며 "정치적 상황과는 전혀 상관없고 (실적에) 영향이 전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오리온은 중국 제과사업의 실적 상승에 힘쓰는 한편 내년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손잡고 중국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 중국 수출을 시작한 미네랄 생수 '제주용암천'의 판매도 본격화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