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번지는 3차 대유행… 코로나 병상대기 중 4명 숨져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사흘째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으면서 의료체계에 과부하가 걸렸다. 3차 대유행 여파는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18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 요양병원에서 지난 12일 확진된 80대 환자가 16일 숨졌다. 이 환자는 나흘 동안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대기 중이었다.

이 요양병원에선 70대 남성 2명도 지난 13일∼14일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채 코호트 격리 중인 상태에서 건강이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서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60대가 지난 15일 사망했다. 확진 판정 이후 나흘간이나 동대문구 자택에서 대기하다가 결국 치료를 못 받고 병원 밖에서 숨을 거뒀다.

서울시는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가 공동으로 환자 분류 및 병상 배정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달 초부터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행정·의료 시스템이 과부돼 현장 대응반이 병상을 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의 중증환자 치료 병상은 서울 1개, 경기 2개, 인천 1개 등 4개뿐이다. 급증하는 환자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방에서도 중증환자 치료 병실이 모자라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충청남도는 최근 요양병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확보한 중증환자 병상 8개가 모두 꽉 찬 상태다. 병상을 확보 못 한 중증환자 5명은 병상 여유가 있는 시도로 옮겨 치료받고 있다.

충북, 충남, 전북 등 3개 광역 시·도도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전담 치료 병상은 물론 일반 중환자 병상까지 ‘0’개다. 

이러한 상황 속 정부는 3단계 격상을 아직 고민 중이다. 

이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브리핑에서 “3단계 격상 시 경제적인 피해가 상당하다. 격상 없는 유행 억제가 목표”라고 밝혔다.

거리두기 격상을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으나, 3단계가 가져올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고려해 최대한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규모는 거리두기 최종 3단계 기준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최근 1주일간 지역 발생 일평균 확진자는 934.4명에 달해 3단계 기준인 '전국 800∼1천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 시'를 이미 충족했다. 게다가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종교시설, 금융회사, 반도체회사 등 곳곳에서 새로운 집단발병 사례가 확인되면서 확진자가 잇따랐다.

서울 성북구에서는 한 종교시설과 관련해 지난 16일 첫 확진자(지표환자)가 발생한 이후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교인과 지인 등 1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현재까지 총 15명이 확진됐다.

중구의 한 금융회사에서는 회사 종사자 등 모두 13명이 새로 확진됐다.

경기 부천시에서는 반도체 회사를 중심으로 한 집단발병이 발생해 지난 9일 이후 현재까지 종사자, 가족 등 총 14명이 감염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안산시에 소재한 한 원단 제조공장과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총 2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용산구의 용산트레이드센터 건설 현장 사례에서는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1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88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88명 가운데 종사자가 75명, 가족 9명, 지인 3명, 기타 1명 등이다.

경기 고양시의 한 요양병원과 관련해서는 공동 격리된 사람들을 추적 검사하던 중 7명이 추가로 감염 확인돼 누적 확진자가 37명이 됐다. 확진자 가운데 종사자는 19명, 환자는 18명 등이다.

강원 평창군의 한 스키장과 관련해서는 접촉자를 조사하던 중 6명이 추가돼 이날 0시 기준 확진자가 17명이 됐다. 현재 스키장 종사자로부터 PC방 이용자 등으로까지 추가 감염이 발생한 상황이다.

충남 당진시 나음교회 관련 사례의 확진자는 전날보다 6명 더 늘어난 125명이 됐다. 대구 남구의 한 종교시설 사례에서는 지난 1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총 12명이 감염됐다. 중구의 또 다른 종교시설 관련 확진자도 30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