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 경쟁력은 타사대비 ‘아직’넷플릭스 등 경쟁 OTT와 닮은 UI… 친숙하고 편리해‘로켓와우’ 가입만으로 이용 가능해… 사실상 무료
  • 쿠팡이 OTT(Over The Top)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오픈하면서 유통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배송, 할인 등의 서비스만으로 경쟁해온 e커머스 업계에서 OTT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선 것은 쿠팡이 최초다. 

    무엇보다 쿠팡의 유료회원인 로켓와우의 가입자라면 별도의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과연 쿠팡플레이는 유통업계의 새로운 바람이 될 수 있을까.

    쿠팡플레이에 대한 첫인상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기존 OTT의 UI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다.  화면만 봐서는 쿠팡플레이인지 넷플릭스인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검은 바탕에 키워드별 드라마, 영화 등을 소개하는 모습은 어린이나 중장년층 모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검증받은 디자인이다.
  • ▲ 왼쪽부터 쿠팡플레이, 넷플릭스.
    ▲ 왼쪽부터 쿠팡플레이, 넷플릭스.
    1개 계정으로 최대 5개 프로필을 만들 수 있고 여기에서 어린이를 위한 키즈계정을 추가할 수도 있다. 성인용 콘텐츠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1년에 1회 본인인증을 해야 한다. 

    콘텐츠 면에서는 평가가 엇갈릴 전망이다. 영국 BBC의 유명 드라마인 ‘닥터후’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최신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는 크게 부족하다. 지상파 예능은 물론, TV드라마나 영화도 과거 수년 전 히트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메인에 걸려있는 ‘라라랜드’는 이미 2016년 개봉한 영화다. 

    물론 오픈 초기임을 감안해야한다. 넷플릭스, 왓챠 등의 OTT 서비스도 초기에는 빈약한 콘텐츠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쿠팡 측도 오리지널 자체 제작 콘텐츠 등을 확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영상을 재생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지만 4K 재생이 지원되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쿠팡플레이가 향후 PC, 스마트TV 서비스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 ▲ 쿠팡플레이.
    ▲ 쿠팡플레이.
    쿠팡플레이는 기본적으로 360P, 480P, 720P, 1080P만을 제공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재생을 하면 720P로 재생되기 때문에 매번 해상도를 바꿔주기 싫다면 설정에서 해상도를 설정해줘야만 한다. 

    이 외에도 영상을 재생할 때마다 3초의 시청연령 안내와 약 5초 가량의 쿠팡플레이 로고를 봐야한다는 점, 자막의 싱크, 폰트의 크기 등의 자잘한 개선점도 눈에 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플레이는 여전히 파격적이다. 로켓와우의 한달 비용이 2900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는 쿠팡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쿠팡플레이만 본다고 했을 때도 넷플릭스 스탠다드 맴버십(1만2000원)과 비교해서 4분의 1 수준이다. 넷플릭스 스탠다드가 2개 프로필을 제공하는데 반해 쿠팡플레이는 5개 프로필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로켓와우는 본질적으로 쿠팡의 할인 및 무료배송 서비스를 받기 위한 회원제다. 이미 쿠팡플레이 없이도 로켓와우의 회원은 약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에게는 기존에 없던 OTT서비스가 추가로 제공되는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OTT서비스 이후 로켓와우 회원 수가 얼마나 늘어날지, 이탈율 얼마나 감소할지가 관전포인트”라며 “쿠팡의 이같은 행보는 아마존의 ‘아마존 비디오 프라임’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향후 콘텐츠 경쟁을 펼치게 될 네이버쇼핑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간 내 쿠팡플레이가 글로벌 OTT 사업자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OTT 서비스는 머니게임이 본격화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매출 24조원의 75%를 콘텐츠 비용으로 고스란히 투자한 바 있다. 

    쿠팡이 넷플릭스 수준의 투자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 비용은 무시하기 힘든 수준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쿠팡비디오 자체의 현금창출력이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