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에 ‘경쟁’, ‘승리’ 언급… e커머스 경쟁도 치열점포 출점 경쟁 대신 ‘포스트 코로나’ 선점 경쟁 벌어질 듯오프라인 유통 기반 온라인 분야 투자·성장 관전 포인트
  • ▲ 한 대형마트의 모습.ⓒ뉴데일리DB
    ▲ 한 대형마트의 모습.ⓒ뉴데일리DB
    2021년 신축년은 유통업계에 있어 각별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는 반면, 백신 및 치료제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이어지는 과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이 과정에서, 경쟁도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새해 새롭게 재구축되는 업체간 경쟁구도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2021년은 우리가 반드시 승리해야하는 해가 돼야 합니다. ‘지지 않는 싸움을 하겠다’는 과거의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대담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년사 중 일부다. ‘승리’를 거둬야 하는 대상 대해서는 직접적 언급하지 않았지만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오랜 경쟁자인 롯데그룹은 물론 새롭게 강자로 떠오른 e커머스 업계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유통업계에도 새로운 경쟁 구도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올해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유통업계에서 백화점-대형마트-아울렛-복합쇼핑몰-편의점 등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탓에 사사건건 경쟁을 펼쳐온 전통적인 맞수로 꼽힌다.

    다만 올해 경쟁 양상은 예전과는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경쟁적으로 출점하고 이를 토대로 매출 성장을 겨루던 과거와 달리 점포의 효율화로 수익성을 챙기는 동시에 온라인 수요를 잡기 위해 e커머스 업계와의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해 백화점, 롯데마트 등 100여개 안팎의 매장을 폐점하면서 사업 효율화에 나선 상황. 올해도 이런 분위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백화점 5개 점포를 매각,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7000억원대 자산을 확보했고 최근에는 계열사 롯데자산개발의 롯데몰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부동산 및 일부 점포를 매각하거나 매각 후 재임대 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들이 보유한 현금을 어디에 투자하고 어떻게 활용할지는 올해도 주요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시선이 모이는 곳은 온라인 분야다. 이들 모두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찾아올 새로운 트렌드를 선점해야한다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앞다퉈 출점하는 형태의 경쟁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고객의 니즈를 얼마나 파악해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느냐에 총력전열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e커머스 부문은 자연스럽게 접전이 예상되는 분야다. 쿠팡, 마켓컬리 등이 새벽배송을 통해 각 그룹의 핵심사업인 백화점, 대형마트의 수요를 흡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지난해 통합몰인 롯데온(롯데ON) 서비스를 개시해 2년차를 맞이하게 되는 상황. SSG닷컴도 수년간의 투자를 통해 통합물류, 자동화 기능을 크게 확대했다. 

    각사 내부적으로도 온라인 분야의 성장은 적잖은 기대를 받고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총력을 펼쳐온 롯데온을 궤도에 올려놔야 하는 상황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부터 SSG닷컴의 대표를 겸임하게 됐다는 점에서 두 수장이 짊어진 과제도 적지 않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소비의 중심이 온라인 분야로 옮겨가게 됐고 이같은 추세는 코로나19 이후에 찾아올 ‘뉴 노멀’ 시대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대형 유통그룹은 오프라인만의 경쟁력을 발굴함과 동시에 온라인 수요에 대응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