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ES 앞두고 '디지털콕핏 2021' 선봬...하만 사업 변화 예고전장사업 수장 교체로 승부수 던져...올해 실적성장 '전장'으로 주도 예고마그나와 합작사 설립해 전장시장 보폭 넓히는 LG...전장에서 미래 찾는 전자업계
  • ▲ 삼성-하만의 디지털콕핏2021 ⓒ하만
    ▲ 삼성-하만의 디지털콕핏2021 ⓒ하만
    전자업계가 올해 성장을 위한 승부수 중 하나로 차량용 전장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LG전자가 먼저 세계 3위 전장기업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을 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을 위한 합작사(JV) 설립에 나서며 시동을 걸자 삼성도 전장사업팀 수장을 교체하고 올해로 인수 5년차를 맞는 하만(Harman)을 활용하는데도 속도를 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삼성과 LG가 '전장' 사업부문에서 새롭게 성장 기회를 확인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장부품 사업 자회사인 하만 인터내셔널은 지난 7일(미국시간 기준) 온라인을 통해 '하만 미디어 데이'를 열고 차량 내 멀티 디스플레이 시스템인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2021'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하만이 공동개발한 이번 디지털 콕핏은 이동 중에도 차량 내부를 '제 3의 생활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을 전격 인수한 이듬해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인 'CES 2018'에서 양사가 공동 개발한 디지털 콕핏을 처음 소개했다. 이후 매해 삼성전자 내부 전장사업팀과 하만이 협력으로 차량용 전장부품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생산하는 구조를 이어오고 있다.

    하만 인수 당시 삼성은 9조 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라 불릴 정도의 투자를 감행했지만 인수 5년차에 접어든 현재까지 전장분야를 제 2의 반도체 수준으로 육성하는데는 여전히 물음표가 달리는 상황이다. 인수 이후 2년 동안 1617억 원, 322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성장세를 나타내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3분기까진 10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내고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런 까닭에 삼성은 최근 전장사업과 하만 임원 교체를 통해 쇄신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2015년 전장사업팀을 신설해 경영지원실 직속 조직으로 운영한지 5년 만에 수장을 전격 교체하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5년 간 전장사업을 이끌던 박종환 부사장이 고문으로 물러나고 이승욱 사업지원TF 부사장을 새로운 전장사업팀장으로 임명했다. 이 부사장은 과거 하만 인수를 지휘했던 주요 인물 중 한명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만에서는 자동차부품업체 '보쉬' 최고경영자 출신 인재를 영입해 전장부문장으로 신규 선임했다. 새롭게 꾸려진 전장사업팀과 하만이 올해를 기점으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에 필요한 첨단 장치 개발에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 ⓒLG전자
    ▲ ⓒLG전자
    삼성에 앞서 LG는 차량용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본격 육성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 행보를 보여줘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연말 전격 발표한 세계 전장 3위 업체인 마그나와의 합작사 설립은 LG전자가 얼만큼 전장분야에 비전을 두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LG는 이번 합작사 설립에 소요되는 1조 원 규모 지분 중 절반인 5000억 원을 초기에 투입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LG전자는 올해 마그나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사 설립을 매듭짓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3년 내부에 전장(VS)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올해로 전장시장에 진출한지 9년차를 맞는 LG전자는 올해 합작사 설립과 함께 전기차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들을 두루 확보하는데 있어서도 확실한 결과물을 얻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사업 집중 육성에 대해 금융투자업계도 긍정적 평가를 내비치고 있다. 특히 삼성의 경우 하만을 중심으로 전개될 전장부품사업이 향후 주가를 이끌어갈 핵심 부문으로 꼽히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이 가장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보다도 더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전장사업을 꼽았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사업부별 PER 밸류에이션이 하만의 경우 30배"라며 "그 밖에 시스템 반도체에 25배, 메모리 반도체에 20배, 디스플레이에 15배, 세트(IM, CE)사업에 10배를 적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자회사 하만에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이유는 마치 지난 2017년 5월 파운드리팀이 시스템LSI에서 분리돼 파운드리 사업부로 격상됐던 것처럼 이번에 전장사업팀 수장이 교체되며 전장사업 강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LG와 마그나의 합작사 설립에 대해서도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와 마그나의 윈윈 전략"이라며 "지난해 LG전자 VS부문 매출액 5조 7000억 원 중 파워트레인은 2500억 원 내외로 5%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수주잔고액 비중이 12% 내외로 높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성을 추정할 수 있다"며 "VS사업부 안에서 미래 성장성이 가장 높은 LG마그마 e파워트레인의 비중이 확대될 수록 밸류에이션 멀티플 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