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70% 육박로보락, 에코백스, 드리미 등 압도적내장형 배터리 중국 현지 제품 채택배터리 호환 등 AS 민원 계속
  • ▲ 2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화재가 난 샤오미 무선선풍기 모습
    ▲ 2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화재가 난 샤오미 무선선풍기 모습
    전기차에 이어 샤오미 스마트미 선풍기 화재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시장에서 급속도로 팔려나간 로봇청소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배터리 교체나 사후관리(AS)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큰 데 배터리로 화재까지 발생한다면 제대로 된 보상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 중국 가전업체 샤오미의 '스마트미 스탠드 무선선풍기 2S'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 사건으로 중국산 가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화재의 원인이 된 무선선풍기는 내장형 배터리가 탑재된 제품 하단 본체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은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가전제품 배터리에서 발화가 시작됐을 것이라는 점에 혐의를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선풍기의 제조사인 샤오미는 해당 제품에 탑재된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샤오미는 자사 제품과 전기차에 BYD, CATL 사의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에 사용하는 내장형 배터리는 국내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중국 현지 기업 제품을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무선선풍기처럼 중국산 무선 가전을 사용하는 국내 소비자들이 급격히 늘면서 배터리 폭발로 인한 화재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사실상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한 로봇청소기와 무선청소기도 배터리 폭발 위험이 높은 건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 ▲ 로보락 로봇청소기 S8 MaxV 제품 이미지 ⓒ로보락
    ▲ 로보락 로봇청소기 S8 MaxV 제품 이미지 ⓒ로보락
    그 중 로봇청소기는 중국 제품이 국내시장을 선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대표 로봇청소기 기업인 '로보락'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지 오래고 뒤를 이어 '에코백스'와 '드리미'가 한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로보락과 샤오미가 각각 점유율 20.1%와 17.7%로 거의 4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제품들 대부분이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화재가 난 샤오미 무선선풍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제조사들이 제품에 탑재되는 배터리업체나 제조국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각 제조사들의 홈페이지 상 제품 소개에도 배터리 용량만 표기되고 사용되는 배터리에 대한 자세한 스펙은 나와있지 않다. 제품 사용 안전성 보다는 여러 기능에 대해서만 소개한다.

    이미 사용자들 사이에서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사들의 AS에 불만이 많은데 화재 등의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더 대책이 없을 수 있다. 제조사들이 한국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발을 넓히면서 서비스센터를 확충하고 실시간 고장 접수 창구를 마련하는 등 노력에 나섰지만 아직까지도 중국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면서 가장 고충을 겪는 부분이 사후관리다. 국내 제품에 비해 여전히 보증기간이 짧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번 샤오미 무선선풍기 발화 사건에서처럼 제조사와 유통사 간의 책임공방으로 소비자 피해 보상이 지연되거나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로봇청소기의 경우 주요 제조사들이 국내에서 자체 판매·운영법인을 두고 있는 경우가 다수이긴 하지만 이마저도 공식 구매처가 아닌 곳에서 샀거나 알리, 태무 등 중국 커머스에서 미인증 제품을 구매했다면 구제가 어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