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캐파 확장… DDR4 가격 쥐고 흔들어삼성-SK하이닉스 3Q 실적에도 영향내년도 증설 올인… 웨이퍼 캐파 마이크론 제칠 듯
-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가 공격적으로 생산능력(CAPA) 확장에 나서며 메모리 반도체 3위 마이크론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최근 CXMT가 DDR4 물량을 밀어내면서 메모리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실적에 영향이 불가피할 정도로 D램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주목된다.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중국 CXMT는 올 연말까지 웨이퍼 캐파가 마이크론의 54%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이어 내년에는 현재의 두배 가까운 수준으로 캐파를 키울 것이라는 게 CXMT의 목표다.노무라 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CXMT의 현재 웨이퍼 캐파는 이미 160kpm에 도달했고 업계에선 올 연말에는 200kpm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어 "160kpm 웨이퍼 캐파는 현재 전체 D램 시장의 10%"라며 "내년 이들의 계획대로 300kpm 웨이퍼 캐파확장이 이뤄진다면 전체 D램 시장의 15%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올들어 CXMT의 캐파 확장은 매서운 수준이다.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행하며 적용했던 대상이 D램의 경우 18나노미터(nm) 이하인데, CXMT는 이 규제 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18나노 D램 장비를 빠르게 확보하면서 캐파를 키울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CXMT 성장의 든든한 배경이다. 캐파 확장을 위해 중국 정부에서 수백억, 수천억 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이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IT 기기 구매자들에게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국 내 메모리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올 하반기 들어 예상치 못하게 DDR4 가격이 정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에도 CXMT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D램 업계에선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 등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캐파 전환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DDR4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정체를 반복하고 있다. 수요도 기대보단 크게 늘지 않아 3분기 D램 기업들의 실적에도 타격을 줄 정도다.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실적 눈높이는 상반기 예상보다 낮아지는 분위기다. D램 시장 1등이자 압도적인 캐파를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보다 최대 30%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SK하이닉스도 기존 예상 대비 10% 이상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올해 본격적인 증설에 첫 발을 뗀 CXMT가 내년엔 더 공격적으로 확장에 나서 결국은 마이크론을 넘어설 확률도 높다. CXMT가 자체적으로도 캐파는 마이크론을 넘어선 3강에 들고 시장점유율로는 마이크론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서 삼성, SK하이닉스와 4강 체제를 굳히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CXMT가 내년 목표로한 웨이퍼 캐파(300kpm)를 달성하게 될 경우 실제로 캐파를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는 마이크론(335kpm)을 거의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추정에 따르면 내년 말 기준 D램 제조사별 웨이퍼 캐파는 삼성(665), SK하이닉스(500)와는 큰 격차를 유지하면서도 마이크론과 CXMT가 3,4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당장은 D램 3위 마이크론에게 직접적인 위협 대상이 되겠지만 중국 내수 시장을 CXMT가 사실상 점령해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을 완전히 내주고 시장 점유율이 소폭 줄어들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노무라 증권은 이에 대해 "미국 정부의 영향력 있는 추가 제재가 없다면 D램 3강(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비트 기준)은 감소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30% 후반, SK하이닉스 20% 후반, 마이크론 10% 후반대에 이어 CXMT가 10%를 차지하는 구도로 나뉘어질 것"이라며 "미국 제재가 강화된다면 CXMT의 캐파 확장과 기술 발전이 제한될 수 있겠지만 이것이 시행되기 전까지 단기적으로는 CXMT로 인한 시장 파괴가 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