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반도체팀 "하향 아닌 중립 의견"트렌드포스 등 "모건 너무 비관적"국내 증권가도 반박 리포트 채비일각 "모건 아태지부 반성문 내야"
-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제기한 메모리 반도체 피크설에 대해 반박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하나같이 모건스탠리가 지나치게 메모리 시장을 비관적으로 보고있다고 입을 모은다. 모건스탠리 미국 반도체팀에서는 메모리 피크설을 주장한 자사 아시아태평양(아태)지부 의견에 반하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을 정도다.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 아태지부 리서치센터에서 내놓은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라는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모건스탠리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이미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하강국면에 진입했고 내년부턴 D램 업황이 꺾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주목받았다. 앞서 업계에서 내년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최대 호황기가 될 것으로 보는 것과 정반대로 전망한 것이다. 동시에 올 4분기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정점이라고 평가하면서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반도체업계에까지 혼란을 가중시켰다.하지만 이 같은 모건스탠리의 시각에 즉각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공통적으로 모건스탠리가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메모리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우선 반도체시장 분석 전문기관인 트렌드포스에서 모건스탠리의 이번 분석 리포트가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트렌드포스는 대만에 본사를 두고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시장의 실시간 데이터가 모이는 핵심 창구로 업계에선 이미 신뢰가 높은 곳이다.트렌드포스는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D램 가격이 지난 2분기 동안 약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평균 판매 가격은 내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이어 내년 D램 가격이 상승하는데 무엇보다 HBM의 역할이 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트렌드포스는 "HBM이 기존 D램 생산용량을 계속 차지하면서 제품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지만 결국 HBM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시장을 안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면서 "우리는 내년 전망에 대해 덜 비관적으로(less pessimistic) 생각할 것"이라고 표현하며 모건스탠리의 전망이 지나치게 '비관적'이었음 에둘러 표현했다.더불어 트렌드포스도 스마트폰이나 PC 등의 수요 감소로 범용 D램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 외에도 범용 D램 가격이 중국 메모리 제조사인 CXMT 등의 엄청난 물량 공세 영향을 받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꺾일 것으로 보는 곳이 다수다.모건스탠리의 이번 메모리 시장 전망이 과했다는 의견에 미국 본사가 동조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아태지부의 보고서가 발간된 이후인 지난 17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 미국 반도체 분석 담당은 아태지부와는 다른 자신들의 전망을 담은 리포트를 냈다.이 리포트에서 그들은 "메모리 시장에 대한 상당한 회의적 시각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본다"면서 또 다른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중립(Equal Weight)'을 제시했다. 앞서 아태지부가 SK하이닉스에 대해 '비중 축소(Under Weight)'로 두 단계 하향하며 목표주가를 26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반토막 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국내 증권사들의 반박 리포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특히 모건스탠리가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과잉 가능성을 지적했다는 점이 치명적인 오류라고 꼽으면서 메모리 시장 겨울이 오더라도 HBM 같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타격이 덜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SK하이닉스 분석 보고서를 통해 "AI(인공지능) 핵심 반도체인 HBM 수요에 힘입어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메모리 시장에) 겨울이 오더라도 가장 돋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