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9개국 중 최장기간 기록…지난해 4월 이후 연속 상승최근 3100 넘어선 주가 지수 영향…경기 팽창 가능성 보여줘금융지수 못 넘는 실물경제…질적 성장 고민 필요성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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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하는 한국 경기선행지수(CLI)가 지난해 12월까지 9개월 연속 상승하며 OECD 29개국 중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CLI를 평가하는 요소 중 주가가 포함돼, 최근 코스피 급등세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의 CLI는 101.5로 직전 달보다 0.31% 상승했다. 지난 4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세다.

    OECD국가들 중 9개월 연속 CLI가 상승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다른 OECD 국가들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한국이 최장기간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이후부터는 CLI가 100을 넘으며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CLI 100을 회복한 것은 지난 2018년 5월 이후 2년 3개월 만의 일이었다.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뒤 경기 방향성을 예측하는 지표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서 전월 대비 오르면 앞으로 경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뜻이고 100 이상이면 경기가 팽창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기준 OECD회원국 29개 중 CLI가 100을 넘은 곳은 한국 외에 벨기에와 캐나다, 칠레, 에스토니아, 핀란드,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터키 등 10곳 뿐이다. 평균 CLI는 99.4다.

    이 중 한국보다 오랜기간 100 이상을 유지한 곳은 칠레와 터키로, 각각 6개월째 경기 팽창 국면이라는 평가를 얻었다. 스위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5개월째 100 이상을 유지했다.

    CLI는 국가별로 포함하는 항목이 다소 다르게 구성된다. 한국은 제조업 업황 전망, 주가, 제조업 재고물량지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차, 순교역조건 등 6개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한다.

    이 같은 기준 때문에 최근 한국의 CLI 상승의 주 요인이 코스피에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스피는 지난 2019년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2197.67에서 지난해 12월 30일 2873.47로 1년 동안 무려 30.8%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종가 사상 최초로 3100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곧 실물 경제가 아직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는데 금융만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주가가 CLI를 상승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결국 그만큼 실물경제와 금융의 괴리가 크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질적 성장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