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성장률 -1.0% 기록…4분기는 1.1% 성장 22년 만에 역성장에…한은 "경기 회복세 아니다" 3·4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해 전체 성장률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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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경제가 3% 성장한다고 해도 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볼 수 없다."

    한국은행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26일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GDP)이 -1.0%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이같이 밝히며 코로나19 3차 확산이 계속되는 만큼 우리 경제가 회복세게 들어섰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연간 국내총생산(-1.0%)은 1998년(-5.1%) IMF 경제위기 이후 22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다. 

    다만 지난해 11월 한은이 발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1.1%보다는 소폭 개선된 수치다. 지난해 3· 4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에 성공해 성장률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 정부 추경 4차례 풀어… 성장률 1%p 끌어올렸다 

    작년 1분기(-1.3%)와 2분기(-3.2%)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 2.1%로 전환, 4분기에도 1.1% 성장을 거뒀다. 

    박 국장은 "우리 경기는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코로나 3차 확산 충격이 소비에 집중돼 특히 식당, 카페 등 대면서비스 업종이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와 화학을 중심으로 한 4분기 수출이 생각보다 좋게 나와 순수출 측면서 GDP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정부 투자가 늘고 민간서 건설투자가 확대된 점도 성장률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연간 전망치보다 높게 나오면서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상회하는 수준을 기록한데는 정부의 추경이 한 몫했다. 

    특히 주체별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지난해 민간과 정부는 각각 -2.0%, 1.0%를 기록했다. 정부는 지난해 4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돈을 풀었다. 정부의 재정 지출이 없었다면 -2%대로 역성장 폭이 더 커졌을 것이란 의미다. 

    ◆ 경기 회복세 판단 일러… 코로나19 확산 지속 

    한국은행은 코로나19 확산세가 1월까지 계속되면서 우리 경기가 회복세에 오르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박 국장은 "코로나19 3차 확산 충격이 1월까지 이어지고 있다"면서 "수출 등이 선방했지만 민간소비 위축이 지속되고 있어 회복추세라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요국에 비해 연간 경제성장률의 마이너스 폭이 작은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의 경제구조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관광이나 서비스업 위주였다면 팬데믹 쇼크가 컸겠으나 우리는 제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온라인 쇼핑 등으로 소비 위축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미달러 기준으로 1인당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3만1000달러대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는 3만2000달러대 중반을 기록했으나 올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2% 정도 절상돼 달러 기준 금액이 낮아진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