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토아, 동원홈푸드·가락시장과 ‘새벽배송’ 3월 정식 오픈홈쇼핑·T커머스업계, 코로나 사태 이후 '새벽배송' 시장 노크위탁 배송 전환… “수지타산·경쟁력 확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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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홈쇼핑에 이어 T커머스 업체까지 ‘새벽 배송’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입점 업체를 통해 일부 상품 새벽 배송에 나서는 형식이다. 하지만 치열해지는 새벽 배송 시장에서 경쟁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홈쇼핑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SK스토아, 동원홈푸드·가락시장과 ‘새벽배송’ 서비스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커머스 쇼핑업체 ‘SK스토아’는 이달부터 ‘동원홈푸드’, ‘우리가락’과 손잡고 새벽 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두 달가량 테스트를 거쳐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동원홈푸드’의 온라인 반찬마켓 ‘더반찬&’과 손잡고 반찬·가정간편식을 판매한다. 기존의 ‘더반찬&’에서 제공하는 새벽 배송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서울 전역 및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당일 정오까지 주문하면 당일 밤 10시에서 다음날 새벽 7시까지 배송이 완료된다.‘가락시장’과도 손을 잡고 온라인에서 신선식품 구매자가 늘고 있는 소비 트렌드를 정조준했다. 하루 8000t 이상 농수산물이 거래되는 ‘가락시장’ 상품 경쟁력으로 소비자 확대를 도모하는 셈이다. 평일 오후 8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7시까지 가정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서울 지역에 한하며 그외 지역은 택배로 배송된다.SK스토아는 쿠팡·마켓컬리·SSG닷컴처럼 직접 물류 대신 협력업체를 통해 비용이 적게 드는 위탁 배송을 택했다. 서비스 질을 높여 새 고객을 끌어들이고, 부족한 상품 경쟁력을 보완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SK스토아 관계자는 “기존 새벽 배송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테스트 판매를 하고 있다. 테스트 과정을 거쳐 3월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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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탁 배송 전환… “수지타산·경쟁력 확보 어려워”그간 새벽 배송은 매력적인 먹거리로 인식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2018년 4000억원 규모였던 새벽배송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내내 성수기를 맞으며 3년 동안 5배 가량 성장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새벽 배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합종연횡도 심화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최근 장보기 서비스에 SSG닷컴의 새벽 배송을 추가했다. 이외에도 GS프레시몰 새벽배송 도입을 준비 중이며, 향후 새벽 배송이 가능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TV홈쇼핑도 예외는 아니다. 롯데홈쇼핑·CJ오쇼핑·GS홈쇼핑도 지난해 새벽 배송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었다.롯데홈쇼핑은 지난해 7월 당시 업계 최초로 자체 새벽배송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경쟁사들은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지만, 롯데홈쇼핑은 물류센터부터 배송인력까지 자체적인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그럼에도 한계는 있었다. 새벽배송 물량을 크게 확대해야 물류센터·배송차량·배송인력 등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데, 고객 확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았다. 이미 새벽배송에 특화된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배송 시장을 선점한 뒤라서다.홈쇼핑 업체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새벽 배송은 서비스 특성상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구조를 띠고 있어 많은 비용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물류센터부터 많은 인력도 필요하다. ‘팔면 팔수록 밑지는 장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의 핵심은 신선식품, 빠른 배송, 상품 수 등인데 모든 면에서 이커머스 업체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주문량이 정체된 상태다보니 효율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매출 증대가 아닌, 서비스 차원에서 새벽배송을 유지하고 있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결국, 홈쇼핑업계는 위탁 배송을 통한 새벽배송을 취하고 있다. 협력사의 택배 시스템이나 업체 직접 배송 등을 통해 대행해주는 형식이다. 홈쇼핑 업체 입장에선 새벽배송을 위한 물류센터나 배송 관련 인력 등의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실제 롯데홈쇼핑도 지난해 6월부터 인건비·물류비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직매입에서 위탁배송으로 전환했다. 경쟁사들도 새벽배송 서비스 확대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선회했다.홈쇼핑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벽배송이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라며 "워낙 시장이 커지니 분위기에 편승해 각사가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내놨지만 현재까지 큰 성과는 없다"고 전했다.이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마케팅 비용 등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데 성장성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있다. 론칭 당시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