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價 하락 불구 모바일 수요 강세 '어닝 서프라이즈'올해 5G 스마트폰 출하 5억대… D램 공급부족 전망낸드 재고 상반기 중 해소… "하반기 시황 회복"
  • SK하이닉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언택트' 수요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데이터센터, 스마트폰 등 고객사 수요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 31조9004억원, 영업이익 5조1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2%, 84.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원격수업, 게임 수요 증가 등으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주력 제품 판매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D램 가격이 하락하고 4분기 이후에는 원화 강세로 환율 영향을 받았지만, 3분기부터 이어진 모바일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전년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9662억원, 영업이익 965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298% 성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당초 추정치인 8783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10나노급 3세대(1Z나노)와 낸드 128단 등 주력 제품을 안정적으로 양산하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4분기 D램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으나 하반기 가격 약세로 평균판매가격(ASP)은 7% 하락했다. 낸드는 출하량은 8% 늘었고, ASP는 8% 하락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부사장(CFO)은 "지난해는 글로벌 팬더믹,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당초 기대와 달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서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메모리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D램은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데이터 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서버형 제품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5G 스마트폰 출하량도 상승해 모바일 수요 강세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D램 수요는 20% 이상 성장할 전망"이며 "올해 5G 모바일 제품 출하량은 5억대로, 전년 대비 두 배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업계 공급능력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한 10나노급 1z나노미터(3세대)와 1y나노미터(2세대) D램은 생산비중이 40%에 근접하고 있다"며 "올해는 75% 이상을 확보하고 1a나노(4세대) D램을 연내 도입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는 최근 서버 수요들의 반도체 재고 감소로 수요처가 재고 축적을 재개하면서 올해 서버 D램 가격이 연간 35∼40%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출시, 서버 교체 수요 등으로 서버 D램 수요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로 지난해 부진했던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5G 신제품과 고용량 메모리 사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모바일 D램 수요도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 시장은 모바일 기기의 고용량 제품 채용 증가, SSD 수요 강세와 함께 현재 업계 전반의 높은 재고 수준이 상반기 중 해소되면서 하반기부터 시황이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개발을 완료한 176단 4D 낸드는 연내 생산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 사업 후발주자였던 만큼 3D낸드 전환시점이 늦어 경쟁사 대비 어려움에 처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128단 기술경쟁력, 양산전개 속도는 경쟁사보다 앞섰고 향후 기술경쟁력 유지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낸드 기술경쟁력과 양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 전사 역량을 집중했다면, 이제는 원가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