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신한금융 제치고 3년만에 리딩금융 탈환우리금융만 유일하게 순익 감소, 충당금 쌓은 탓증시 활황에 증권 수익↑, 최대 실적에도 배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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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금융지주가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순익을 11조원 가량 거둬들이며 역대급 실적을 갈아치웠다. 주식투자 열풍에 따른 증권사의 실적이 선방한 영향이다. 반면 은행권은 저금리로 예대마진이 줄고 대손충당금을 예년보다 많이 쌓은 탓에 실적이 악화했다.

    금융지주들은 역대급 실적에도 금융당국의 배당축소 권고와 경영진에 대한 제재 등으로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 중 지난해 우리금융을 제외한 3곳의 지주 순이익이 전년 대비 올랐다. 지주별 전년대비 순이익 증가율은 △KB금융 4.3% △신한금융 0.3% △하나금융 10.3%로 각각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조414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3조4035억원) 대비 0.3% 소폭 늘었다. 3년 연속 ‘3조 클럽’을 달성했지만 지주 순이익 1위는 KB금융에 내줬다.

    KB금융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명예퇴직 비용에도 예금 유치와 증권사 실적 선방으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은 2020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 4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해 신한금융보다 406억원 앞섰다.

    KB금융이 리딩금융을 탈환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사모펀드 사태를 피했고 M&A(인수합병)를 통해 성장한 덕분이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해 2조63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1년 전보다 10.3%(2457억원) 늘었다. 대출과 주식 투자가 늘면서 지난 2005년 지주 설립 이후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전년대비 이익이 쪼그라들었다. 우리금융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1조3073억원으로 전년도보다 5649억원(30.2%) 감소했다. 우리금융은 라임펀드 관련 손실과 파생결합펀드(DLF) 보상까지 이어지며 지난해 충당금 7844억원을 쌓았다. 2019년 대비 109.6% 급증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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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들의 순이익은 사모펀드와 증권사 실적이 갈랐다. 

    4대 금융 모두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일반적인 부실 관련 충당금을 쌓았지만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사모펀드 관련 손실까지 추가로 쌓았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충당금으로 1조3906억원을 처리했고,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적은 1조434억원을 쌓았다. 하나금융은 8473억원을 우리금융은 7844억원을 쌓았다. 전년 대비 최소 55%~109% 가량 증감한 수치다. 

    증시 상승 덕에 하나금융투자, KB증권 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46.6%, 65% 증가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라임보상 비용 탓에 순익이 전년보다 30% 줄었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도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은행들은 대출자산이 10% 가량 늘었지만 이자마진 감소와 부실우려로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4~10% 가량 줄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2조7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 감소했는데 은행 4곳 중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9.45% 감소한 1조3632억원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2조2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고,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6.1% 줄어든 2조10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으로 역대급 실적을 낸 금융지주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배당성향을 순이익의 20%까지 낮춰야 하고,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최고경영자들이 중징계를 사전통보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배당성향을 20% 수준으로 낮췄으며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배당정책을 아직 밝히지 않았다.